[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루키 배지환이 메이저리그 입문 후 최고의 게임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배지환은 5일(한국 시간)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인터리그에서 2회 생애 첫 홈런을 터뜨렸다. 좌타석에서 반대편 그린몬스터를 넘기는 투런 홈런.

0-1로 뒤진 2회 초 8번 타자 배지환은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패스트볼)으로 출루한 캐이난 스미스 인지그바를 1루에 두고 보스턴 선발 닉 피베타의 153km의 포심패스트볼을 그린몬스터 상단을 때리는 역전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해 데뷔해 49타석 44타수 만의 홈런 맛이었다.

특히 반대편으로 타구를 날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잠재적 파워를 과시한 것. 배지환은 파워히팅보다는콘택트 히터로 알려졌다.

피츠버그는 배지환의 역전포로 경기 모멘텀을 빼앗은 뒤 팀의 간판스타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중월 솔로포로 점수 차를 3-1로 벌렸다. 레이놀즈는 7회에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굳히기 적시타로 팀의 4-1 승리에 앞장섰다. 전날에도 멀티홈런을 뽑은 레이놀즈는 3경기연속 대포를 터뜨렸다. 현재 구단은 시즌이 개막됐음에도 레이놀즈와 장기계약을 추진중이다.

배지환의 활약은 홈런으로 그치지 않았다. 데릭 셀튼 감독은 4-1로 앞선 8회 말 중견수 레이놀즈를 좌익수로, 2루수 배지환을 중견수로 바꿨다. 수비 위치를 교체한 뒤 8회 1사서 보스턴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라파엘 디버스는 그린몬스터 우측 중단을 때리는 장타를 뿜었다. 그러나 중견수로 나선 배지환은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춰 오른손을 펜스에 대고 점프해 2루타성 타구를 낚아채 보스턴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디버스는 배지환의 호수비가 믿어지지 않는다며 멍한 표정으로 한동안 그린몬스터를 응시했다. 한 보스턴 팬은 안타라고 짐작해 환호를 하다가 잡히자 머리를 감싸며 아쉬움을 삼켰다. 피츠버그 불펜의 콜린 홀더맨도 안타로 판단했다가 배지환의 슈퍼캐치에 박수를 보냈다. 슈퍼 유틸리티맨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장면이었다.

피츠버그 방송 캐스터 그렉 브라운은 “Stun(망연자실하게 만들다)” 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오늘의 플레이(play of the day)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중계를 이어갔다. 브라운은 “오늘 배지환은 구장 곳곳을 누볐다(He is all over the place)”며 생애 첫 홈런, 2루, 중견수 수비 등 최상의 플레이를 시청자들에게 상기시켰다.

더구나 약체로 평가받는 피츠버그가 공격력이 강한 레드삭스를 상대로 2경기 연속 승리해 위닝시리즈를 만들고 6일 3연전 스윕까지 바라보게 돼 값진 승리가 됐다. 전날에도 7-6, 1점 차로 이겨 불펜의 힘이 바탕이 됐다.

배지환은 신시내티 레즈와의 개막 3연전 시리즈에 모두 출장한 뒤 전날 레드삭스와 3연전 첫 판에는 결장하고 스위치히터 로돌포 카스트로가 2루수로 기용됐다. 현재 출장 4경기에서 11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타율 0.214로 다소 부진한 편이지만 개막전 결승득점, 레드삭스전 첫 홈런, 호수비 등 강한 인상을 남기는 플레이로 어필을 하고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