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가수 조영남(77)이 34년전 배우 윤여정(75)과 첫 이혼을 두고 "내가 바람피운 덕에 잘 됐다"는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을 불렀다. 이번에도 방송에서 돌발발언이 나왔고, 그대로 전파를 탔다.


조영남은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향수'를 부른 테너 박인수의 서울대 음대 후배로 출연했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인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오랜 세월 인연을 이어온 관계.


자연스레 사적인 이야기도 나왔는데, 박인수가 자신의 아내에 대해 "내가 애를 많이 썼다. 꼬신 게 아니라 모셔왔다"라고 말하자 조영남은 "그럼 57년을 한 여자하고 산 거냐"고 놀랐다.


이에 박인수가 "그럼 두 여자하고 사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그게 무슨 재주냐"라며 되려 조영남을 타박했다.


조영남은 "난 13년 사니까 다른 여자 만나서"라더니 "난 잘 됐다. 그 여자도 잘 되고. 내가 바람 피우는 바람에 잘 됐다. 나를 쫓아내고"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내가 바람을 피워 잘됐다'는 발언은 두 아들을 키운 가장이자 연기자로 치열한 현장을 살아온 윤여정의 인생에 대한 모독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다방 쎄시봉을 드나들며 연예계의 또래 친구로 만난 두 사람은 지난 1975년 결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명분은 조영남의 신학공부였지만, 그곳에서 조영남이 여러 차례 불륜을 벌이며 결국 13년만에 파경을 맞았다.


이혼 후 한국에 돌아온 윤여정은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30년간 연기 외길인생을 걸었다. 단지 이혼을 했다는 이유로 '비호감 배우'로 낙인 찍혔던 윤여정은 단역부터 시작해 드라마에서 영화까지 다작을 소화하며 점차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3년에는 나영석 PD를 만나 처음으로 리얼예능 나들이를 했고,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의 예능에서 특유의 까칠하면서도 사려깊은 캐릭터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배우로서 커리어도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미나리'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의 쾌거를 올렸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조영남은 "바람피우는 남자에 대한 최고의 복수" 등 부적절한 수상 축하 발언을 하며 논란을 산 바 있다. 이혼한지 34년이 지난 전 남편이 이혼 후 34년간 이룩한 현재의 성과에 대해 복수 운운하는 발언을 하는 자체가 자의식 과잉의 부적절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언 이후 무수한 비난을 받았던 조영남은 5일 방송에서 재차 아전인수격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다. '할말하않'을 유지하는 윤여정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례한 발언을 언제까지 또 들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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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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