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 울산 선수들이 전반 레오나르도(가운데)의 선제골을 지켜 1-0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전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국 무대에서 첫 유효 슛을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것도 리그 최대 라이벌 팀을 상대하며 인상적인 결정타를 날렸다.

울산 현대 새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25·브라질)에 대한 기대치가 커졌다. 레오나르도는 지난 6일 전북 현대와 원정으로 치른 2022시즌 K리그1 4라운드이자 시즌 첫 ‘현대가 더비’에서 전반 29분 김민준을 대신해 교체로 들어가 10분 뒤 오른발 결승포를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레오나르도 조기 투입은 홍 감독에게 모험수였다. 지난달 23일 자가격리를 마친 그는 팀 훈련에 합류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지난 1일 수원FC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연히 100%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는 수원FC전에서 한 차례도 슛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이 이르게 U-22 카드를 접고 전반 21분 송민규, 문선민 카드를 동시에 투입한 것에 레오나르도로 맞불을 놓았다. 엄원상이나 윤일록 등 다른 공격 카드도 있었으나 바코와 이청용이 측면을 커버할 수 있는 만큼 중앙 공격에 힘을 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용병술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레오나르도는 설영우의 로빙 패스를 문전에서 정교하게 제어한 뒤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과거 일본 J3, J2리그에서 연달아 득점왕을 거머쥔 ‘클래스’를 입증했다.

울산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원톱 오세훈(시미즈)의 급작스러운 J리그 이적으로 최전방에 구멍이 발생했다. 바코와 아마노 준을 활용한 제로톱 전술로 호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장기 레이스를 고려하면 원톱 자리를 메워야 한다. 박주영이 있긴 하나 지난해 실전 경기를 워낙 뛰지 못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홍 감독은 레오나르도를 조기에 실전 투입하는 것을 선택했다. 팀 훈련을 하지 못했으나 여전히 20대 중반에 나이로 회복 속도가 빠르고 동기부여가 강하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김종부
중국 허베이 임대 시절 레오나르도(왼쪽)와 김종부 감독. 출처 | 허베이, 레오나르도 SNS

레오나르도는 일본 무대에서 성공한 뒤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으로 적을 옮겼다. 그러나 현지 적응에 실패하면서 후반기 김종부 감독이 지휘하는 허베이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그곳에서도 12경기 1골로 부진했다. 때마침 다급하게 원톱을 찾은 울산과 연결이 됐는데, 레오나르도 역시 탈출구이자 반전 디딤돌이 필요했다. 그는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도 꾸준히 몸 관리를 했다. 울산 관계자는 “브라질 공격수들이 겨울에 홀로 몸을 만들어서 팀에 합류하는 경우가 드문데 레오나르도는 비교적 잘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레오나르도는 타 리그 시절 다혈질적인 성향으로 동료와 마찰을 종종 빚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급하게 그를 영입한 울산도 이 부분을 걱정했다. 하지만 스스로 인지하는지 살갑게 동료와 어우러지고 있다. 울산 관계자는 “이청용, 김태환 등 팀 내 베테랑이 레오나르도가 잘 적응하도록 따뜻하게 대해준다. 레오나르도도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고 쉴 땐 바코, 아마노 등 외국인 선수와 축구 게임도 하는 등 스스럼없이 지낸다”고 전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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