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의 유니폼 입은 이용규
키움에 입단한 이용규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키움의 스프링캠프 첫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누가봐도 ‘악착같이 뛴 선수’로 기억되면 더할 나위 없죠.”

먼 길 돌고 돌아 고향으로 돌아왔다. 굴곡진 야구인생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선물했고, 17년 만에 돌아온 고향팀은 이 경험에 큰 기대를 걸었다. 키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이용규(36) 얘기다.

이용규는 지난해 11월 키움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화에서 방출된 뒤 자유계약신분이던 그를 키움이 끌어 안았다. 2004년 신인 2차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LG에 입단했다가 이듬해 KIA로 트레이드돼 고향을 떠난지 17년 만의 서울 재입성이다. 그는 “아버지 고향인 전라도, 어머니 고향인 충청도에서 모두 프로 생활을 했다. 운명인지, 선수생활 시작과 끝은 내 고향에서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저 감사할 일”이라며 웃었다.

[포토] 이용규, 이제는 히어로즈맨으로!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훈련을 소화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키움에서 생활은 프로 18년차로 접어드는 이용규에게도 도전이다. 일단 낯선 최선참 위치가 됐다. 그는 “최선참이라는 수식어는 전혀 반갑지 않다. 유니폼을 벗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라 기분이 이상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개인 목표보다는 팀이 이기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더불어 후배들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은 아낌없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도유망한 선수들이 많은 21세기형 화수분 팀이라 그간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를 몸으로, 말로 전해주겠다는 의지다.

팀이 이용규에게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워낙 좋은 커리어를 쌓은 선수인데,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될 선수”라고 말했다. 이용규를 선뜻 품은 이유도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아는 선수’라는 게 크게 작용했다. 이용규는 “후배들에게 자주하는 얘기이지만,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면 팀에서 잘하는 것에 만족하면 안된다. 팀이 아닌 KBO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당연하다. 리그 최고가 되면 태극마크도 자연스럽게 가슴에 달 수 있다. 나라를 대표해 경기에 출전하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있다. 후배들이 이런 목표를 갖고 뛰었으면 좋겠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포토] 키움 이용규, 새로운 도전...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훈련을 소화하고있다. 2021.02.02.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박병호의 초청으로 연말 여행을 함께 다녀오는 등 빠르게 팀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키움은 선수에게 자율성을 많이 주는 팀이다. 선수들도 이 시스템에 잘 녹아있는 것 같다. 배우는 게 많다”며 “포지션이나 타순, 경기출장 등은 욕심이 없다. 좋은 후배들이 많아 나도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개인 욕심보다는 한 번 더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고 싶은 열망을 갖고 함께 뛰고 싶다. 히어로즈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로 기록되는 것 또한 내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새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감격을 함께 누린 대표팀 동료들이 하나 둘 은퇴했다. 이용규는 “나도 은퇴를 생각해야 할 나이”라며 “(현역으로 뛸 날이) 얼마 안남았다. 준비 잘해서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생활의 마침표는 어떤 문장으로 작성되길 바랄까. 그는 “누가봐도 ‘악착같이 뛴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다. 이거 하나면 내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악바리’ 이용규가 재기를 선언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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