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LG 좌완 선발투수 차우찬이 지난 6월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종착역은 사실상 결정됐다. 차우찬(34) 입장에서는 이적을 타진하기 어렵고 전 소속팀 LG 또한 선발진에서 토종 투수들의 기둥 역할을 맡을 베테랑이 필요하다. 즉 양측이 입장 차이만 좁힌다면 계약은 성사된다. 차우찬과 LG가 새해를 맞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미 두 차례 만났지만 아직 양측이 구체적으로 조건을 나눈 것은 아니다.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 5일 스토브리그 과제로 차우찬 프리에이전트(FA) 계약만 남은 것과 관련해 “금액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계약해야 한다. 차우찬 측에서 다른 곳 조건도 알아보겠다고 했는데 다른 곳에서 조건을 받지 못했다면 결국 우리와 계약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차우찬과 신속히 계약을 마무리하기를 바랐다.

2016년 겨울 LG와 4년 95억원 FA 계약을 맺고 이적한 차우찬은 지난해 전반기까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러나 7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한 타자만 상대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결국 후반기 전체를 결장했다. 3년 반 동안 기복도 겪었던 차우찬이지만 어쨌든 99경기 578이닝을 쌓았다. 지난 4년 동안 LG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리그 전체 토종 투수 중에는 8번째로 많은 이닝을 기록했다. LG에는 임찬규를 제외하면 풀타임 선발을 경험한 토종 투수가 없다. 왼손 선발투수 또한 2년차가 되는 김윤식, 3년차가 되는 남호 정도다. 차우찬이 여전히 LG에 필요한 이유다.

관건은 역시 건강이다. 투수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어깨 부상을 겪은 만큼 재기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차 단장은 1년 전 FA 계약을 맺은 송은범과 진해수, 그리고 현재 차우찬의 컨디션에 대한 질문에 “송은범과 진해수의 경우 건강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몸상태가 계약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선수에게는 서운할지도 모르지만 선수가 재기해서 많이 받는 조건의 계약이 되면 어떨까 싶다”라고 인센티브 비중을 크게 둘 것도 암시했다.

보통 선발투수의 가치를 산정하는 데 있어 이닝과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인투수 계약시 인센티브에도 이닝과 QS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차우찬 측은 지난해 12월 차우찬이 불펜피칭까지 소화할 정도로 몸상태를 회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선발투수 차우찬이 필요한 LG와 건강에 자신감을 보이는 차우찬이 교집합을 이루는 지점은 이미 나와있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31일 삼성과 우규민이 체결한 계약과 흡사한 형태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 당시 삼성과 우규민은 기간 1+1년 보장액 2억원, 최대 10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기간과 총액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장액과 인센티브 비율은 흡사할 가능성이 높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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