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코미디언 겸 가수 故 김철민이 세상을 떠난 지 4년이 흘렀다.

김철민은 2021년 12월 16일 폐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향년 54세. 그는 2019년 8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약 2년간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생을 마감했다.

김철민은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과 응원을 동시에 받았다. 특히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해 치료 효과를 보겠다고 밝히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그는 이후 직접 실패를 인정하며 복용을 만류했다.

김철민은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현상은 있었지만 암을 죽이지는 못했다. 오히려 암이 더 퍼졌다”며 “제가 다시 그런 입장에 놓인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폐암 4기 판정 당시 김철민의 종양 크기는 4.25cm였고, 간과 림프절, 골반 뼈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 항암 치료를 받기 어려울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돼 요양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가족력 역시 안타까움을 더했다. 친형이자 나훈아 모창 가수로 활동했던 고 김갑순은 2014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부모와 큰형 역시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김철민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투병 중에도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일상을 공개해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전했다. 후원과 응원이 이어질 때마다 그는 병상 사진과 함께 감사 인사를 남기며 대중과 소통했다.

사망 6일 전, 김철민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다음 날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흑백 사진으로 프로필 이미지를 바꾸며, 마치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한 모습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철민은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개그야’, 영화 ‘청담보살’ 등에 출연하며 활동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가장 깊이 남은 모습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수십 년간 이어온 버스킹 무대였다. 개그맨이 된 이후에도 그는 거리에서 노래를 멈추지 않았고, 그래서 많은 이들은 김철민을 ‘버스킹 가수’로 기억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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