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민규 기자] 무너질 듯 버텼고, 흔들렸지만 다시 일어섰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벼랑 끝에서 마침내 반격의 불을 지폈다. 세트 스코어 0-2로 몰린 절체절명의 순간, ‘파괴전차’가 시동을 걸자 경기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 됐다. 케스파컵 결승은 이제 끝판대결을 향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은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 SOOP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LoL KeSPA컵’ 결승 3세트에서 T1을 꺾고 세트 스코어를 1-2로 만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쉽지 않은 한판이었다. T1의 저력에 몇 차례 흔들렸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내 승리를 쟁취했다.

시작은 T1이 빠르게 가져갔다. ‘오너’ 문현준의 판테온이 탑을 기습하며 ‘제우스’ 최우제의 렉사이를 잡아냈다. 길게 이어진 탑 싸움에서도 T1의 팀워크가 빛났다.

‘케리아’ 류민석의 레나타와 ‘도란’ 최현준의 오로라가 집요하게 버티며 시간을 벌었고,‘페이즈’ 김수환의 애쉬와 ‘페이커’ 이상혁의 아리가 마무리하며 초반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그러나 3세트의 한화생명은 이전과 달랐다. 판테온이 유충 교전 중 고립되자 곧바로 잘라냈고, T1이 준비한 바텀 다이브마저 완벽하게 받아치며 무려 4킬을 챙겼다. 그리고 탑에서는 ‘제우스’의 렉사이가 아리에게 솔로 킬을 만들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한화생명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흐름을 탄 한화생명은 교전마다 칼을 꽂았다. ‘제카’ 김건우의 탈리야가 폭발적 존재감을 보여줬다.

T1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한화생명이 아타칸을 두드리는 순간 돌진해 스틸에 성공, 이어진 한타에서도 4킬을 가져오며 한순간 경기를 뒤집었다. T1의 저력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경기는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흔들렸던 한화생명은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탈리야의 궁극기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졌다. 이후 영혼 드래곤 타이밍, 한화생명은 과감하게 전투를 열었고 대승을 거뒀다. 이어 바론까지 획득하며 확실한 주도권을 잡았다.

T1이 게릴라 전술로 ‘끊기’ 반격을 시도했지만 본대 교전은 철저히 한화생명의 것이었다. 기세를 탄 한화생명은 끝내 넥서스를 파괴하며 3세트를 따냈다.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벼랑 끝에서 살아났고, T1은 방심할 수 없는 균열을 허용했다. 결승전은 이제 4세트로 향한다. 그리고 어쩌면 운명을 가르는 5세트 ‘끝장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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