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구단들, 2군 운영 지자체에 맡길 수 있을까

ML과 다른 느낌

ML 마이너는 ‘비즈니스’, KBO 2군은 ‘육성’

“비용 절감?”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현재 시스템 변화 계획은 없다.”

KBO의 입장은 분명하다. 울산프로야구단의 2군(퓨처스리그) 합류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질문이 따라붙는다. ‘혹시 메이저리그(ML)처럼 2군 운영을 아예 넘기는 구조로 갈 수 있을까’라는 가정이다. 비용 절감이라는 유혹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KBO는 선을 그었다. 구조도, 목적도 다르다는 이유다.

울산프로야구단은 KBO 2군(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첫 지자체 프로팀이다. 기존 2군이 전적으로 모기업 산하 육성 조직이었다면, 울산은 다르다. 독립된 주체가 ‘프로 구단’ 형태로 2군 무대에 들어온다.

이 지점에서 역설적인 질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기존 KBO 구단들도 2군을 떼어 지자체에 맡길 수는 없을까?’다. 메이저리그(ML)를 떠올리면 그럴듯해 보인다. 실제로 마이너리그 구단 상당수가 지역 연고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KBO는 그 구조와 거리가 멀다.

가장 큰 차이는 성격이다. ML의 마이너리그는 트리플A부터 루키리그까지 단계별로 나뉘지만, 육성만을 위한 조직은 아니다. 각 지역을 연고로 관중을 모은다. 티켓과 스폰서로 수익을 ML 팀과 따로 만든다. 구단 운영은 지역이 맡되, 선수 연봉과 인사권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쥐고 있는 구조다.

반면 KBO의 2군은 철저히 육성이다. 흥행, 수익, 지역 마케팅과는 거리가 멀다. 선수는 1군 전력 보강을 위한 자산이고, 2군은 그를 키우는 공간이다. 독립 채산 구조가 성립되기 어렵다.

KBO 관계자도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현재 10개 구단의 2군은 육성 위주로 돌아간다. 구단들이 운영 시스템을 바꿀 생각이 있는지부터가 의문이다. ML과 같은 구조로 가기엔 전제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지자체에 2군 팀을 넘기면 비용은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나 이 역시 ‘착시’다. KBO 관계자는 “ML도 마이너리그 팀이 별도로 운영되지만, 선수 연봉은 ML 구단이 지급한다”며 “그래서 필요할 때 바로 콜업하고, 다시 내려보낼 수 있는 구조가 유지된다”고 짚었다. 운영 주체를 나눈다고 해서 구단 부담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인건비와 육성 책임은 여전히 모기업 몫이다. KBO 구단들이 굳이 구조를 쪼갤 유인이 크지 않은 이유다.

KBO의 2군은 앞으로도 구단 중심 육성 시스템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울산은 예외적 실험에 가깝다. ML식 분리는 당장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다만 KBO 2군은 아직 ‘비즈니스’가 아니라 ‘육성’의 영역이다. 그 전제가 바뀌지 않는 한, 2군을 지자체로 넘기는 선택지는 쉽게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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