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프로야구단 2026시즌 퓨처스리그 참가

11월 업무협약→12월 이사회 승인

시설 완공 2027년인데 2026년부터 참가

왜 이리 급박하게 진행됐을까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울산프로야구단이 2026시즌부터 퓨처스리그 일원이 된다. 2군 리그만 뛰는 구단은 KBO리그에서는 최초다. 일본에는 사례가 있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대신 뭔가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된 감이 있다.

지금까지 퓨처스리그는 11팀이 참가했다. 10개 구단이 있고, 상무까지 11개 팀이다. 리그 운영을 고려하면 ‘짝수’로 맞출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가 울산프로야구단 참가다.

울산시는 꽤 오랜 시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부터 교육리그를 ‘울산-KBO Fall league’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NC가 창원NC파크를 쓸 수 없을 때 임시 홈구장으로 울산 문수구장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1월5일 KBO와 울산시가 퓨처스리그 참가 협약을 체결했다.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만 뛰는 팀을 꾸리기로 했다. 한 달 정도 흐른 12월10일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지자체가 만드는 야구단은 역대 최초다. 2군 리그만 뛰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일본프로야구(NPB)의 경우 두 팀이 ‘팜 리그(2군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퓨처스리그 외연 확장은 필요한 일이다. KBO 관계자도 “팀을 짝수로 맞추기 위한 것도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좋다. 뭔가 급박하게 진행된 감이 있다. 10월말 김두겸 울산시장이 “2군 야구단을 창단한다”고 밝혔다. 보름 정도 흘러 협약식까지 마쳤다. KBO도, 울산시도 “1년 반 정도 전부터 논의했다”고 설명했으나 얼마나 착실하게 준비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문수구장이 있기에 일단 야구장 걱정은 없다. 울산시는 관중석과 실내연습장을 증설하고, 유스호스텔도 완공하기로 했다. 유스호스텔은 관광객 유치와 함께 선수단 숙소로도 쓴다는 계획도 나왔다.

문제는 이게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는 점이다. 당장 2026년부터 퓨처스리그에 참가하기로 했는데, 시설 준비가 덜 된 모양새다. 가장 걸리는 쪽이 숙소다. 울산에는 원정팀이 묵을 곳도 마땅치 않다는 게 야구계 중론이다.

1월 중순까지 프런트 및 선수단 구성도 마쳐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KBO 관계자는 “프로야구 경험자 출신으로 프런트를 꾸리기로 했다”며 “1월 내로 선수단 구성을 마치면 리그 참가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뭔가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첫발을 내딛는, 뭔가 촉박하게 진행되는 듯하다. ‘이렇게 서두를 일인가’ 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야구 밖으로 눈길을 돌리면 묘한 구석이 보인다. 2026년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이다. 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단 창단과 퓨처스리그 참가는 확실한 ‘치적’이 된다. 자칫 정치인의 욕심 때문에 야구가 들러리가 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바람직하지 않다.

KBO로서는 퓨처스리그에 팀이 늘어나서 나쁜 것은 없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고, 짝수가 되면서 쉬는 팀도 사라진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살펴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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