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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은 6일(한국 시간) 디비전 시리즈 1차전 5회 앞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최지만에게 고의4구를 허용했다. 콜의 마지막 고의4구는 201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이었다. 정규시즌 통산 6개 만을 고의4구로 허용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최지만에게 첫 고의4구다.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최지만도 정규시즌 통산 6개의 고의4구를 얻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처음이다.
상황을 보면 콜에게는 치욕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2사 1,3루 상황이었다. 1루가 비어 있었던 게 아니었다. 통상적으로 1루가 비어 있을 때 볼넷을 내준다. 볼카운트 2-0 후 벤치에서 사인을 냈기 때문에 콜로서도 자존심은 상하지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전문가들은 1차전의 분수령을 최지만에게 고의4구를 허용하고 만루에서 매뉴엘 마고트와 승부해 삼진으로 처리한 장면으로 꼽았다,
고의4구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구위가 아무리 뛰어나고 제구가 완벽해도 상황에 따라서는 벤치에서 손가락 4개를 펼쳐 주자 출루를 허용한다. ‘제구력의 마법사’로 통했던 그렉 매덕스도 23년 통산 177개의 고의4구를 허용했다. 사이영상을 7차례 수상한 로저 클레멘스도 통산 63개의 고의4구를 내줬다.
시계를 2009년 3월23일로 돌려보자. 월드베이스볼 결승전. 스코어 3-3. 불펜 투수 임창용은 연장 10회 2사 2,3루에서 일본의 영웅 이치로 스즈키와 대결한다. 당시 기사를 보면 임창용이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어겨 정면 승부를 택해 이치로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은 것으로 돼 있다. 야구 전문가나 야구를 깊이 살펴본 팬이라면 임창용이 정면 승부를 택했다는 게 말도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적으로 책임은 김인식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에게 있다.이 상황은 무조건 고의4구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모든 언론은 투수 임창용뿐 아니라 포수 강민호마저도 투수 리드를 잘못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덧붙여 베테랑 박경완이었으면 훨씬 나은 승부로 이치로를 공략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창용, 강민호는 졸지에 역적이 돼버렸다. 엄밀히 따지면 코칭스태프가 비겁한 것이다. 유인구로 승부했어야 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최고 타자 이치로와 연장전에서 주자를 둔 상황에서의 정면 승부는 섶을 안고 불속을 뛰어드는 격이다. 유인구 승부도 마찬가지다. 설령 만루에서 다음 타자에게 적시타를 허용해도 그 선택이 맞는 것이다.흔히 소나기는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한다. 이 상황에 대입할 수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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