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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타인명의로 등기를 낸 부동산의 소유권은 원 소유자에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부동산실명법 위반이기 때문에 원 소유자의 소유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대법원은 원 소유자에게 소유권이 있다는 기존 판례를 고수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부동산의 원 소유자인 A씨가 부동산의 명의를 가진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을 열고 원소유자인 원고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판결했다. 이날 재판 결과는 부동산실명법과 명의신탁 등이 걸려있어 대중들의 첨예한 관심을 모았다.
사건의 발단은 A씨가 지난 1998년 농지를 상속받게 되면서 벌어졌다. A씨는 농지를 상속받게 되면 농지법 위반이 되는 문제 때문에 B씨의 남편 이름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냈다. 이후 A씨는 2012년 B씨 남편이 사망하자 B씨를 상대로 해당 농지의 소유권 등기를 돌려달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명의신탁’을 한 부동산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였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민법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는지가 관심사였다. 불법원인급여는 불법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규정이다.
1·2심에서는 A씨가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를 했다는 사실 만으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A씨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이는 지난 2002년 9월 대법원 판례와 동일한 판결이었다. 2002년 대법원은 A씨 사건과 비슷한 사례에 대해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이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A씨 사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지난 2월에는 공개변론을 개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쳤다.
그 결과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을 제정한 입법자는 신탁부통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실명법을 어기고 명의신탁을 했다고 불법원인급여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명의를 빌려준 사람 역시 불법성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것은 정의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반대의견을 낸 대법관도 있었다. 김상환, 김선수, 박상옥, 조희대 대법관 등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은 불법원인급여라고 주장했지만 소수 의견에 그쳤다.
한편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도 재산권이 보호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향후 부동산 투기나 탈세 등 불법으로 이어질 경우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 등 숙제를 남겼다. 타인의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하는 ‘명의신탁’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한 강력한 사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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