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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 빙상이 평창 올림픽 다음 시즌에도 선전하고 있다. 각 종목에서 낭보를 전하는 가운데 이번엔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기분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남자 피겨의 간판’ 차준환(17·휘문고)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한국 남자 선수론 처음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 오르게 됐다. 차준환은 2018~2019 피겨 그랑프리 2차 대회와 3차 대회에 연달아 동메달을 따냈다. 피겨 그랑프리 대회는 선수마다 최대 두 차례 참가할 수 있는데 차준환은 두 차례 3위를 기록하며 랭킹 포인트 22점을 기록해 하뉴 유즈루와 우노 쇼마(이상 일본), 네이선 천(미국·이상 30점), 미할 브레지나(체코·26점), 세르게이 보로노프(러시아·24점)에 이어 종합 순위 6위가 됐다. 그랑프리 대회 상위 6명이 출전할 수 있는 파이널 대회의 마지막 출전자가 된 셈이다. 대회 남자 싱글은 내달 7~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벌어진다.
한국 피겨 선수가 ‘왕중왕전’ 성격의 그랑프리 파이널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09년 여자 싱글 김연아 이후 9년 만이다. 김연아는 2006년부터 4년 연속 참가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후 김연아가 부상과 휴식 등으로 나서지 못했고 그의 뒤를 이어 파이널에 갈 한국 선수들이 배출되지 못했다. 차준환이 9년 만에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 태극기를 올리게 됐다. 특히 차준환은 파이널 진출자 중 가장 나이가 어려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입상 가능성까지 내다보게 한다. 보로노프가 31살로 황혼기를 맞은 가운데 브레지나(28)와 하뉴(24)가 20대 중반이다. 우노와 천이 각각 21살과 19살이다. 피겨 선수들이 대체로 20대 초반에 전성기를 맞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파이널행 확정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가 좋은 경쟁 후보가 될 것임을 말해준다. 차준환은 소속사를 통해 “매 시즌 발전된 모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랑프리 파이널이라는 큰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간판인 김보름이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보름은 24일 일본 도마코마이 하이랜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8~2019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52초180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8분52초250), 캐나다의 이바니 블론딘(8분52초260)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17일 일본 오비히로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김보름은 2연속 메달로 이 종목 세계 정상임을 알렸다.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일본의 다카기 나나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매스스타트 수일 전 열린 팀추월 예선 도중 불거진 ‘노선영 왕따 레이스’ 논란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식사도 거르는 최악의 컨디션을 맞은 상태에서 2위 입상이 무척 아쉬웠다. 몸 상태만 나쁘지 않았다면 금메달도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5월 문화체육부 감사를 통해 ‘왕따 레이스’는 없었음이 밝혀졌고 김보름도 누명을 벗게 됐다. 그는 이번 월드컵 금메달로 9개월 전 흘렸던 눈물을 조금이나마 닦았다. 남자 매스스타트에선 쇼트트랙에서 종목 전향한 엄천호가 1차 대회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해이 종목의 새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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