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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본지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 | 김현기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내가 옆으로 보여서 놀랐다고 하더라.”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선 우사인 볼트처럼 철옹성을 구축한 스피드 레이서가 하나 있다. 중국의 우다징이 그렇다. 우다징은 쇼트트랙 최단거리인 이 종목에 특화된 선수로 볼 수 있다. 지난 4년간 이 종목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낸 그는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39초58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중국 전체 선수단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겼다. 111.11m의 트랙을 4바퀴 반 도는 500m에서 언제든지 39초대를 낼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 직후인 2018~2019시즌엔 판도 변화의 가능성이 보인다. 4년 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우다징과의 멋진 승부를 기약하며 속도를 끌어올리는 선수가 하나 등장했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인 한국 남자 간판 임효준이다. 임효준은 지난 12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39초670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준우승했다. 금메달은 당연히 우다징이었는데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이 아님에도 39초505의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이날 우다징은 처음부터 선두를 유지해 1위를 차지했지만 레이스 내내 임효준과 3위 리우 샤오앙(헝가리·39초699)을 잔뜩 신경 써야 했다. 특히 임효준이 계속 추월을 시도해서 세계 최강자를 바짝 긴장하게 했다.

월드컵 1~2차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임효준도 이를 떠올리며 자신감을 노래했다. 우다징이 자신을 의식한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얘기였다. 임효준은 “솔직히 우다징이 500m에서 워낙 절대적인 강자 아닌가.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에선 500m 금메달을 따고 싶어 이번 시즌 월드컵에선 이 종목에 계속 나가기로 마음 먹고 1~2차 월드컵에 출전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1차 대회에선 실수가 많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2차 대회에선 지더라도 예선부터 우다징과 같이 타야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선에선 같이 못 탔으나 결승에서 만났는데 생각보다는 해 볼 만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추월 시도를 몇 번 해봤는데 아직까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가능성을 본 것 같다. 남은 3차례 월드컵에서 한 번은 이기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전했다.

[포토] 男 500m 황대헌-임효준, 은-동메달 차지
황대헌(왼쪽)과 임효준(오른쪽)이 2월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국 우다징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2차 대회 결승 직후 우다징과 대화도 털어놓았다. 임효준은 “우다징이 ‘경기 도중 옆에 내가 보이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래서 스피드를 올리다보니까 세계신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며 “고마웠다. 서로를 존중하는 것 같다. 난 이기려고 할 것이고, 우다징은 지키려고 할 것이다. 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임효준은 “500m에선 우다징의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마지막 바퀴까지 스피드를 잘 유지한다. 기술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보완하면 한 번은 이길 수 있다. 한 번 이기면 또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평창 올림픽 이 종목에서 황대헌과 임효준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으나 우다징과 격차가 확실히 있었다. 베이징에선 좋은 승부가 예고된다.

남자대표팀은 캐나다 캘거리 1차 대회에선 ‘노 골드’ 수모를 당했으나 2차 대회에선 홍경환이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 우승해 겨우 체면을 세웠다. 임효준은 “1차 대회 땐 남·여 대표팀 모두 실수가 워낙 많았다. 2차 대회에선 금메달 하나가 나왔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 계속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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