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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난 다방커피가 좋아.”
1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큰 웃음을 준 이는 의외로 ‘호랑이 감독’으로 통하는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었다.
2015~2016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협상이 더뎌 ‘FA 미아’가 된 뒤 은퇴를 선언했다가 2년 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온 백목화가 마이크를 잡은 것이 신호탄이었다. 취재진은 은퇴 선언 이후 바리스타로 새 삶을 살다가 복귀한 그에게 ‘악명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이 감독과 만났는데 선수 복귀를 후회한 적 없느냐’고 질문했다. 백목화는 웃으며 “KGC인삼공사에 있을 때부터 (감독의 훈련 강도가 높다는) 명성이 높았다. 나 역시 걱정을 했는데 겪어보니 필요한만큼의 운동량이더라. 힘들 때쯤 끝내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었다. 내 마음대로 배구가 안 될 때 ‘괜히 사서 고생하나’라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커피 관련 일을 할 때와 비교해 보면 스스로 악을 쓰면서 땀 흘리는 게 더 낫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 감독은 뜻밖에 질문에 눈이 동그랗게 뜨더니 “내가 (훈련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그러더니 “이제 FA 자격으로 팀을 옮기는 선수들이 있다면 IBK기업은행도 대상으로 여기기를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백목화는 ‘이 감독을 커피에 비유한다면?’이라는 질문엔 “커피보다 바리스타라고 말하고 싶다”며 “바리스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 감독께서 우리 선수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감독은 “(백목화에게) 한 번도 커피를 얻어먹은 적이 없다”며 “가끔 줘”라고 묵직하게 말했다. ‘자신을 어떠한 커피에 비유하겠느냐’는 말에 “사실 커피를 잘 마시진 않는다. 아침 식사하고 한 잔 정도 먹거나 선수들이 (몸 관리를 위해) 내 방으로 가져온 간식거리를 저녁에 먹을 때 한 잔한다. 난 그저 다방커피가 좋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선수들에게 ‘내가 만약 감독이라면 어떤 선수를 데려오겠느냐’는 공통 질문이 주어졌다. 가장 많은 지목을 받은 건 2표를 받은 이재영이다. 쌍둥이 동생 이다영이 먼저 지목했다. 그는 “이재영의 파워풀한 공격이 우리 팀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소영도 “재영이는 공격 뿐 아니라 수비, 리시브 모두 잘하는 선수여서 함께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반면 이재영은 “김희진과 이소영”이라며 “김희진은 공격력이나 블로킹에 강점이 있고 소영 언니는 수비와 리시브에 능하다”고 강조했다. 한수지는 동석한 배유나를 지목하더니 “스피디한 이동 공격이나 기본기가 좋다”고 웃었다. 배유나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렸다. “국내에 없는 김연경을 데려오겠다”며 “세계적인 선수는 긴 시즌에 어떻게 몸관리를 하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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