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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화려한 퍼포먼스와 현란한 특수효과는 없었다. 아니, 애초부터 필요 없었을 지도 모른다. 목소리 자체가 퍼포먼스이고, 특수효과였다. 그의 공연은 최근 인기있는 동영상 콘텐츠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방송’을 라이브로 재현한 것처럼 시종 귀를 즐겁게 했다. 가만히 서서 노래를 부를 때도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그가 조금의 율동을 곁들이면 2만여 관객이 들썩였다.
영국 뮤지션 샘 스미스(26)가 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에서 약 2시간여 동안 20여 곡을 열창하며 자신의 ‘명품(名品) 보이스’로 가을밤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날 샘 스미스는 밝은 표정으로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무대 위에 등장해 인사말 대신 “서울!”을 크게 외쳤다.
‘원 라스트 송’(One Last Song)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그는 대표곡 중 하나인 ‘아임 낫 더 온리 원’(I‘m Not the Only One)으로 관객의 ’떼창‘을 유도했다.
그는 “이틀 동안 서울을 돌아다녔는데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다”며 “오늘 이 콘서트는 앞으로 펼쳐질 수 많은 공연 중 하나다.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그는 ‘레이 미 다운’(Lay Me Down), 디스클로저와 함께 한 ‘오멘’(Omen), ‘라이팅스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 ‘라이크 아이 캔’(Like I Can), 캘빈 해리스와 함께한 ‘프로미시즈’(Promises), ‘투 굿 앳 굿바이즈’(Too Good at Goodbyes) 등을 열창했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국내 한 전자제품 브랜드 휴대전화 광고에 삽입돼 익숙한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과 ‘팰리스’(Palace), 그리고 전쟁아동 구호활동의 일환으로 이라크를 방문했을 당시 영감을 받아 자기반성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아 만든 곡인 ‘프레이’(Pray)를 불렀다.
샘 스미스는 흥겨운 노래를 부를 때는 관객들을 일어나게 해 록스타의 공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고, 잔잔하고 애잔한 노래를 부를 때는 장내를 숨죽일듯 고요하게 만드는 등 인간의 모든 감정 요소 ‘희노애락’을 모두 건드리는 공연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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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샘 스미스는 2014년 데뷔 앨범 ‘인 더 론리 아워’(In The Lonely Hour)로 대중과 평론가들 주목을 한몸에 받으며 세계적인 팝스타로 도약했다. 이후 201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최우수 신인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007 스펙터’(Spectre) 주제가 ‘라이팅스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을 불러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샘 스미스의 두 번째 정규앨범 ’더 스릴 오브 잇 올‘(The Thrill of it all) 발매 기념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었다. 2만여 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샘 스미스는 공연에 앞서, 서울 홍대와 경복궁, 광장시장 등을 둘러보고 이를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려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샘 스미스는 공연 당일날에도 공연장 주변 풍경과 대기실 모습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한국과 이번 공연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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