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학범 감독, 뭐든지 물어보세요~
김학범 감독이 6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상광 코치, 김학범 감독, 이민성 코치, 김은중 코치. 2018. 9. 6 신문로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김학범호’의 코칭스태프가 숨겨뒀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김학범 감독과 이민성 코치, 김은중 코치, 차상광 GK코치는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털어놨다.

◇ 우즈벡전 직후 보인 눈물의 의미

대회에서 화제를 모은 장면 중에 하나는 8강전 우즈베키스탄과의 맞대결 직후 방송 인터뷰에 보인 김 감독의 눈물이었다. 김 감독은 그 누구보다 냉철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제자들에게 ‘호랑이 선생님’과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 그가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눈시울을 붉힌 것은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대표팀은 사실상 결승으로 불린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역전과 재역전을 거쳐 승리를 손에 넣었다. 김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나와 우리 선수들은 축구 인생을 걸었다. 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지나갔다. 우즈벡전이 끝나고 나니 밀려드는 것이 굉장히 많았다”면서 “이겨서 좋지만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 한계에 대한 생각과 자괴감이 들었다. 그땐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끝나고 벤치에 주저 앉았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포토] 김학범 감독 \'날아갈 거 같아\'
‘2018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 후 김학범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우승 부담감에 눈 감고, 귀 닫았던 17일

병역 혜택이 달려있는 아시안게임은 우승에 대한 부담감과 절박함이 가장 큰 대회다.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0명에게는 축구 인생이 걸렸다. 병역 혜택은 선수들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심리적인 부담을 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그런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대회 기간 내내 병역에 관련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이기는데만 포커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부담감은 여론을 통해 배가된다. 비판과 비난은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학범호’는 아시안게임 내내 SNS는 물론 대표팀 관련 기사를 검색하지도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대회를 앞두고) 댓글을 보고 이겨낼 자신이 있으면 기사를 보라고 했다. 난 기사도 안봤다”면서 “그런 부분은 선수들이 자제를 잘 하더라. 송범근과 황희찬은 SNS를 폐쇄할 정도였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도 이겨내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았다”고 대견해했다.

◇“이런 대회는 처음” 가장 속이 탔을 GK 코치

대회 기간 가장 마음을 졸린 코칭스태프는 차상광 GK코치였다. GK 송범근은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 충격패의 빌미를 제공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와일드카드인 조현우는 16강전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 걱정을 안겼다. 차 코치는 “내 새끼들이 7경기를 하는 동안 나를 한 서너번 넘어지게 만들었다. 나도 많은 대회를 겪었지만 이번 처럼 선수가 실수하고 부상을 당한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차 코치는 조현우의 부상과 관련된 뒷이야기도 전했다. 이란과의 16강전 후반에 무릎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된 조현우는 우즈벡과의 8강전에 결장했다. 베트남과의 4강전 출전도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결국 출전을 강행했다. 차 코치는 “한 경기 쉬고 테스트를 했는데 현우가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 무리해서 투입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선수의 의사가 많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조현우의 부상이 장기화 될 경우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GK 대안을 찾으려는 생각도 했다. 차 코치는 “수비수 정태욱이 키가 커서 얘기를 했었고 미드필더 김건웅도 자기가 골키퍼를 잘 본다고 해서 훈련을 한 번 할까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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