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홍콩에 대승한 한국야구 대표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켈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아시안게임 야구 한국과 홍콩의 경기가 열렸다.한국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8. 28.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전력만 놓고보면 상대가 안 된다. 하지만 최하위가 1위를 이길 수 있는 게 야구다. 게다가 상대는 팀 컬러를 확립한 채 꾸준히 손발을 맞춰왔다. 조직력과 세밀함에선 우위에 있다. 국제대회라는 변수까지 고려하면 절대 만만히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한일전 승부의 키는 낯선 환경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안게임(AG) 시작부터 스트라이크존이라는 변수가 거대한 혼란을 가져왔다. 지난 26일 대만전에서 박병호와 김재환은 첫 타석부터 드넓은 스트라이크존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만 사이드암 선발투수 우셩펑은 한국 거포들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주심은 공 반 개에서 한 개 정도가 빠진 공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했다. 한국은 4회말 김재환이 추격의 솔로포를 쏘아 올렸으나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하며 1점차 패배를 당했다. 배터박스 안쪽으로 붙어 상대 투수가 몸쪽 공략에 부담을 느끼게 하거나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전략을 바꾸는 방법도 있었으나 한국 타자들은 1회부터 9회까지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배트를 휘둘렀다.

이정후처럼 선구안이 뛰어나고 자신의 타격존이 확실한 타자라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히팅포인트가 넓지 않은 타자라면 특별한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설 필요가 있다. 현역 시절 수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했고 이번 AG 경기를 해설하고 있는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는 스트라이크존과 관련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혔다. 이 홍보대사는 “국제대회는 원래 스트라이크존이 넓다. 아마추어 심판이 국제대회에 나오는 만큼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본다”며 “나는 몸쪽이나 바깥쪽 중 하나만 바라봤다. 심판이 양쪽을 다 넓게 보면 바깥쪽 코스만 노리고 타석에 섰다. 타자가 양쪽을 모두 커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갑자기 타격 메커닉을 바꿀 수도 없는 일이다. 구종보다는 한 코스만 노리면서 타격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이번 AG에서 구속이 빠른 투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타이밍을 잡는 데 여유가 있는 만큼 배팅볼을 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휘두르는 게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종열 전력분석팀 팀장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일본 투수로 다카하시 타쿠미와 토미야마 료가 두 좌완투수를 꼽았다. 다카하시의 슬라이더가 좌타자들에게 유독 까다로울 것으로 전망했고 토미야마를 두고는 정우람을 연상케하는 공의 회전과 제구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다카하시가 좌타자 바깥쪽 슬라이더를 꾸준히 구사한다고 가정하면 넓은 스트라이크존은 다카하시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될 수 있다. 토미야마도 우셩펑처럼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한국 타자들이다.

투수들은 일본 타선에 맞서 평소보다 코너워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일본 경기를 보고 왔다. 타자들 대부분이 짧게 끊어 치는 스윙을 한다. 과감히 몸쪽을 찔러 넣을 수 있는 투수가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수들은 타자들과 반대로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더불어 일본은 치밀한 작전 야구를 트레이드 마크로 삼고 있다. 이 팀장은 “2아웃 주자 3루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스퀴즈 사인이 나올 수 있는 게 일본”이라며 일본의 극단적인 스몰볼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터리의 호흡은 물론 벤치의 상황 판단과 정확한 수비 포메이션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전 승리는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무너졌던 사기를 한 번에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결승전 진출 가능성도 부쩍 올라간다. 일본에 2점차 이상으로 승리하고 오는 31일 중국을 꺾으면 결승 진출을 확정짓는다. 결승전에서 일본 혹은 대만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한 번씩 상대한 만큼 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대만은 포수의 2루 송구 능력과 투수들의 슬라이드 스텝에 약점을 드러냈다. 첫 승부에선 이를 제대로 공략하지 않았지만 두 번째 승부에선 스피드를 앞세운 득점 공식을 내세우면 경기 흐름은 180도 바뀔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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