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13언더파, 2위 윤이나에 2타 차 승리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역전 드라마 완성

유해란 “꿈이 현실이 됐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아직 꿈만 같은데, 꿈이 현실이 됐다.”

이제 꿈이 아니다. 한국 여자골프가 또 한 명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퀸’을 탄생시켰다. ‘메이저 챔피언’ 유해란(25·다올금융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유해란은 1라운드 당시 선두에 10타 차 뒤졌지만, 이를 뒤집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유해란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13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그는 마지막까지 추격한 윤이나(11언더파 277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95만 달러(한화 약 30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LPGA 통산 4승이자, 첫 메이저 우승이다. 2023년 신인왕에 오른 뒤 매년 1승씩 쌓아온 유해란은 마침내 세계 최고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번 우승은 여러 의미가 있다. 한국 선수로는 2024년 양희영 이후 2년 만의 우승이다. 더욱이 KPMG 여자 PGA챔피언십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박세리가 1998년과 2002년, 2006년 세 차례 우승했고, 박인비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후 박성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으로 이어진 한국 메이저 챔피언 계보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무엇보다 값진 것은 역전 드라마였다. 1라운드 종료 당시 윤이나에게 10타나 뒤져 사실상 우승권 밖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몰아치며 분위기를 뒤집었고, 3라운드 환상적인 이글을 앞세워 단독 선두에 오른 뒤 마지막 날 끝내 우승을 지켜냈다.

최종 라운드도 순탄하지 않았다. 1번 홀 보기로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4·5번 홀 연속 보기로 흔들렸다. 하지만 7번 홀 버디로 흐름을 되찾았고 9번 홀 4m가 넘는 버디 퍼트, 10번과 12번 홀 버디를 앞세워 다시 치고 나갔다. 경쟁자들의 추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그는 침착하게 파 세이브를 이어가며 생애 최고의 하루를 완성했다.

유해란은 우승 인터뷰에서 “아직도 꿈만 같다. 인생 첫 메이저 우승이라 정말 행복하다. 꿈이 현실이 된 것 같다”며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우승이 확정됐을 때 ‘메이저 챔피언 유해란이라니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소개를 받게 된다는 게 정말 특별하다”고 활짝 웃었다.

한 달간의 휴식도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그는 “골프 스트레스 없이 푹 쉬었다. 엄마가 해준 음식도 많이 먹으며 재충전했다. 그 시간이 이번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0타 차 열세를 뒤집은 비결에 대해서는 “1라운드가 끝난 뒤에는 우선 주말까지 경기하는 것이 목표였다. 2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잡고 나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우승 직후 가장 먼저 어머니와 포옹한 그는 “엄마가 울려고 하셔서 ‘좋은 일이니까 울지 말라’고 했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윤이나도 마지막 날 2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2위에 올라 LPGA 투어 개인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 무대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세계 여자골프의 중심이 여전히 ‘태극낭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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