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 양평=원성윤 기자] 유월의 싱그러운 숲길을 따라 거침없이 나아갈 때, 문득 귓가를 맴도는 곡이 있다.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듯 강렬하고도 우아한 권은비의 ‘Underwater(언더워터)’다. “내 맘 깊은 곳에 / 더 깊이 빠져들어 / 너라는 바다 속에 잠겨가”라는 매혹적인 노랫말처럼,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거친 자연의 품속으로 우리를 깊숙이 인도하는 차가 있다. 바로 오프로드 역사의 산증인이자 현대적인 럭셔리의 정점을 찍은 랜드로버 디펜더다. 험난한 오지를 제 집처럼 누비는 이 강인한 야수와 함께 양평의 길을 달렸다.


처음 마주한 디펜더의 외관은 그야말로 ‘전설의 귀환’을 실감케 한다.
전면부의 단단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강렬한 원형 헤드램프는 디펜더가 가진 오리지널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완벽히 재해석했다. 보닛 위에 당당히 새겨진 ‘DEFENDER’ 레터링은 이 차의 꺾이지 않는 자부심을 대변한다. 특히 시승차의 블랙 컬러가 주는 묵직한 카리스마는 마치 깊은 심해를 연상시키는 권은비의 몽환적인 무대 의상처럼 차분하면서도 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가 있다.


측면 각도에서 보이는 각진 차체는 어떤 험지라도 두렵지 않은 오프로더의 묵묵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전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어깨선과 디펜더 특유의 창문 디테일, 그리고 직선 위주의 설계가 돋보이는 측면 프로필은 불필요한 기교와 장식을 덜어내고 오직 ‘기능미’에 집중한 디펜더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당당하게 자리 잡은 무광 휠과 두툼한 올 터레인(All-Terrain) 타이어는 거친 진흙탕이나 바위투성이 길이라도 망설임 없이 파고들 수 있는 든든한 발이 되어준다. 마치 무대 위에서 흔들림 없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아티스트의 발끝처럼 굳건하다.


실내로 들어서면 디펜더가 추구하는 ‘럭셔리 오프로드’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운전석은 터프한 감성과 첨단 기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스티어링 휠 너머로 보이는 선명한 디지털 계기판과 큼직한 센터 디스플레이는 험로 주행 중에도 직관적인 조작 편의성을 제공한다. 노출된 나사 장식과 다이얼 방식의 인체공학적 공조기 버튼 배치는 오프로더 특유의 투박한 기계적 감성을 살리면서도, 랜드로버 특유의 세련된 마감을 잃지 않았다.
2열 좌석과 트렁크 공간 또한 상상 이상으로 넓고 쾌적하여 짐이 많은 캠핑이나 가족과 함께하는 모험에서도 조금의 불편함이 없다.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 너머로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달릴 때의 쾌감은 탁월하다. 디펜더가 품은 이 넉넉하고 넓은 실내 공간은 권은비가 무대 위를 꽉 채우며 보여주는 여유로우면서도 파워풀한 퍼포먼스의 스케일을 쏙 빼닮았다.






후면부의 큼직한 스페어 타이어는 이 차가 언제든 문명 밖 험로로 떠날 준비가 돼 있다는 정통 오프로더의 훈장이자 낭만이다. 스페어 타이어를 품고 옆으로 열리는 독특한 테일게이트 방식과 사각형의 콤팩트한 테일램프는 오프로드 주행 시의 실용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후면부 디자인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오프로드의 영원한 아이콘이다. 험난한 길을 마주해도 당황하지 않고 ‘Underwater’의 가사처럼 “더 깊이 빠져들어” 그 길을 묵묵히 정복해 나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모험가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멈출 줄 모르는 정통 오프로더의 튼튼한 심장을 가졌으면서도 도심의 럭셔리함을 한가득 품은 디펜더는, 일상의 지루함을 깨고 깊은 모험의 바다로 다이빙하길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돼 줄 것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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