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평소 냉철함을 유지하던 이영표 해설위원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무기력한 패배에 결국 분노를 터뜨렸다.
KBS가 지상파 독점 생중계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대한민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1로 충격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 3위로 추락하며 자력 진출이 무산된 채 타 매치의 ‘경우의 수’를 지켜봐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77듀오’ 전현무 캐스터와 이영표 해설위원은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전반전부터 패스 미스가 남발하고 역습을 허용하자 이영표 위원은 “비겨도 되는 건 우리인데, 이겨야만 하는 남아공의 전략에 휘말리고 있다”고 지적했고, 전현무 캐스터 역시 “패스 길이 자주 끊기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후반전 들어 손흥민, 옌스, 김진규 등 공격 자원이 대거 투입됐음에도 골문이 열리지 않자 현장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이영표 위원은 “바깥쪽에만 있으면 골을 넣을 수 없다. ‘골을 넣고 싶은 자 센터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본 전현무 캐스터는 “평정심을 잘 잃지 않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중계석 책상을 3번이나 내리쳤다”며 급박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결후 후반 17분 선제골을 내주며 0대1로 경기가 끝이 나자 이영표 위원은 “월드컵이 이렇게 쉽지가 않다. 매 경기 정말 혼을 담아서 경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라며 깊은 탄식을 뱉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전현무 캐스터는 “남아공이 잘한 거냐, 우리가 못한 거냐”라며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영표 위원은 남아공의 휴고 브로스 감독을 ‘조직력의 마법사’라고 치켜세우며 “마치 2002년의 히딩크 감독이 생각난다. 상대는 전략적으로 자리를 지켰는데 우리는 압도적인 기동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우리는 뭐가 문제였냐”는 전현무의 날카로운 질문에 이영표 위원은 홍명보호의 라인업 전략을 정조준했다. 이 위원은 “손흥민 선수를 후반에 배치한 전략적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 의도가 전반부터 마지막까지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종아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수비 조직력까지 무너지는 악순환이 겹쳤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허탈한 패배 속에서도 전현무 캐스터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전현무는 “아직 32강에서 완전히 떨어진 것은 아니다. 조 3위 팀 중 8위 안에 들면 올라갈 수 있다. 그때부터 다시 리셋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며 시청자들과 선수들을 위로했다.
한편 승점 3점(1승 2패)으로 A조 3위에 머무른 대한민국 대표팀은 향후 다른 조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조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로 32강 진출을 노려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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