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면 대구”…20주년 기념 역대급 축제 개막
20년 역사가 한자리에…사진·의상·소품 직접 체험존
7년 만에 돌아온 ‘투란도트’의 파격 변신
‘뮤지컬스타’ 3인 데뷔…오디션 참가자서 배우로 성장

[스포츠서울 | 대구=표권향 기자] 하늘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을 축복했다. 하루 종일 ‘폭우’ 예고였던 이 날씨가,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마치 ‘초가을 날씨’였다.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20주년을 맞아 역대 최다 규모로 관객들과 만난다. 6월부터 시작하는 ‘대프리카’의 염려를 벗어 던지고 마치 가을 나들이를 하는 기분이었다. 하늘이 축복하듯 비 예보를 걷힌 최고의 날씨 속에서 DIMF는 시작했다.
DIMF는 6월 19일부터 7월 6일까지 공식 초청작과 창작 지원작,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등 총 35개 작품을 선보이며 대구 전역을 거대한 뮤지컬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세계 각국의 우수 작품을 소개하는 동시에 창작 뮤지컬 발굴과 신인 배우 육성까지 아우르는 것이 DIMF의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 ‘뮤지컬스타’를 통해 배출한 인재들이 국내 뮤지컬계를 이끌며 축제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올해 스무 번째 생일을 맞아 특별 전시회와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해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굳건히 할 전망이다.

기상청에서는 온종일 비 예보였다. 하지만 20일 거짓말같이 ‘가을 날씨’와 함께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이번 축제의 정식 개막을 선포했다. 관객들의 햇빛을 막는 뭉게구름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전날 염려와는 달리, DIMF의 대표 야외 갈라 콘서트와 더불어 ‘20주년’이라는 상징성에 걸맞은 국내 최정상급 배우들과 DIMF가 발굴한 루키, 해외 아티스트 등이 총출동해 K-뮤지컬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보여줬다.
축하 공연에는 배우 김소현, 홍지민, 정선아, 김호영, 박강현을 비롯해 이재환, 김지훈, 루나, 진호 등이 다채로운 뮤지컬 넘버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했다. 또한 일본 극단 사계 출신 최지은과 슬로바키아의 시사 스클로브스카가 함께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면모를 더했다.

◇ 20년 여정을 추억하는 시간…DIMF 성장사 총집합
DIMF 20년의 발자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은 오는 7월 4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DIMF 20년, K-뮤지컬 새로운 막을 올리다’를 주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지난 20년간 축제를 함께 만들어온 예술인과 관객들의 열정, 한국 창작 뮤지컬의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현장에서는 DIMF 마스코트이자 홍보대사인 ‘뮤지’와 ‘지아’가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전시관 내부에는 역대 DIMF의 주요 기록과 자료가 망라돼 있다. 특히 뮤지컬 의상과 소품을 직접 착용해 볼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해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추억과 K-뮤지컬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만나는 공간이다. 마니아는 물론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시민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투란도트’가 전하는 전율…‘죽음’이 ‘사랑’으로 변하는 순간
7년 만에 DIMF 무대로 귀환한 뮤지컬 ‘투란도트’가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대구 시민은 물론 타 지역 관객들의 발걸음까지 이끌 매력이 충분한 대작이다.
‘투란도트’는 자코모 푸치니의 동명 3막 오페라를 재창작한 작품으로, 국내 대극장 창작 뮤지컬 최초로 중국 5개 도시와 동유럽에 라이선스를 수출하며 K-뮤지컬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시즌은 한국과 유럽(슬로바키아·헝가리)의 정서를 조화롭게 녹여 인간의 외로움, 사랑, 그리고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오페라 특유의 웅장함과 뮤지컬의 대중성을 결합한 ‘투란도트’는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감각적인 연출, 빠른 전개, 압도적인 가창력, 섬세한 감정 연기로 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배우, 구도, 조명의 완벽한 삼박자가 단순해 보이는 무대를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채운다. 기괴한 표정과 요염한 움직임 속에서 3가지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죽음의 고통을 결국 사랑과 환희로 승화시키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한국과 유럽의 합작으로 새롭게 태어난 ‘투란도트’는 오는 2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만날 수 있다.

◇ DIMF가 키운 예비 스타들, 20주년 무대서 ‘꿈’을 ‘현실’로!
스무 번째 시즌을 맞아 DIMF가 직접 발굴한 신예들이 뜻깊은 무대에 오른다. 오디션 프로그램 ‘제11회 뮤지컬스타’를 통해 주목받은 한은빈(대상·관객이 뽑은 인기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진겸(홍익대), 양호성(명지대)이 그 주인공이다.
한은빈은 DIMF 제작 뮤지컬 ‘완벽한 하루’의 주연으로 발탁됐으나 개인 사정으로 도중 하차했다. 대신 축제 기간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뮤지컬 펍’ 무대에서 다양한 넘버를 선보인다. 그는 “DIMF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 소중한 경험이자 인생의 전환점이다. 내 인생 자체가 살아 숨 쉬는 것 같다”며 “모든 작품에 조금씩 참여한 것 같아 설렌다. DIMF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축제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뮤지컬 ‘투란도트’의 ‘죽음의 왕’ 역으로 데뷔한 김진겸은 “DIMF 20주년 개막작이자 7년 만에 돌아온 ‘투란도트’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큰 역할까지 맡아 영광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돼 여전히 꿈같고 감격스럽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앙상블에 이어 이번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커버를 맡은 양호성은 “지난해 ‘뮤지컬스타’ 이후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20주년을 맞은 DIMF에서 대작의 경연자가 아닌 배우로 무대에 서게 돼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신인 배우들이 축제의 주역으로 우뚝 선 성공 스토리는 DIMF 20주년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값진 관전 포인트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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