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윤동언 기자] 반도체 회사를 퇴사하고 버스 운전기사가 된 29세 청년의 사연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1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반도체 업계에서 근무하다 버스기사로 전직한 이승준 씨가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2030 세대들의 버스기사 지원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들었다”고 말했고, 이승준 씨는 자신이 입사했을 당시에는 20대 기사가 거의 없었지만 현재는 젊은 기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버스기사 직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 조직 문화를 꼽았다.
이승준 씨는 “아무래도 아직 회사에서는 상명하복, 수직적 구조가 남아 있는데 여기는 오로지 수평적 구조”라며 “상사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그게 제일 좋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정년이 65세까지 보장되고 잘릴 일이 거의 없다”며 “버스기사가 된 뒤 여유가 생겨 한두 달에 한 번씩 해외여행도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승준 씨의 이야기가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그가 안정적인 대기업 생활을 포기한 배경 때문이었다.

그는 과거 반도체 회사에서 약 6년간 근무했다고 밝혔다. 당시 연봉과 성과급, 복지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지만 직장 생활을 이어갈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조직 내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털어놨다.
이승준 씨는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 대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 팀장과의 갈등이 퇴사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방식대로 일하면 왜 그렇게 하냐고 하고, 주도적으로 하면 왜 보고 없이 하냐고 했다”며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지역 비하성 발언도 있었다. ‘경상도 사람이라 그런가?’, ‘경상도는 왜 그래?’라는 말을 들으면서 회의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결국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승준 씨는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숨이 턱턱 막혔다”며 “공원을 걸으면서 숨통이 트이는 걸 느끼고 나서야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렇게 컸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퇴사할 당시에는 사회의 낙오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나 이러다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살기 위해 회사를 나왔다”고 고백했다.
현재 그는 연봉이 다소 줄었음에도 만족도가 훨씬 높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상사 스트레스가 없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연봉보다 중요한 건 정신 건강”, “직장인이라면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 “수직적 조직 문화의 현실을 보여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hellboy3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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