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이상하다. 안 웃길 리 없는 조합인데 그걸 해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은 시작만 놓고 보면 코미디계의 필승 조합이다. 범죄 조직에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전남편과 현남편이 손을 잡는다는 설정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천만 영화 ‘극한직업’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 진선규와 공명, 그리고 코미디와 악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김지석, 윤경호를 비롯해 강한나, 이다희, 전소민까지 가세했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보장될 것 같은 조합이다. 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다. 환상의 조합으로 시작한 ‘남편들’은 정작 결과물에서는 ‘환장할 조합’에 가깝다.

‘남편들’은 범죄 조직에게 납치된 시내(강한나 분)를 구하기 위해 전남편 충식(진선규 분)과 현남편 민석(공명 분)이 얼떨결에 힘을 합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액션 영화다. 오는 19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연출을 맡은 박규태 감독은 그동안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큰 웃음을 유발하며 사랑받았다. ‘달마야 놀자’에서는 스님과 조폭을, ‘육사오’에서는 북한으로 넘어간 로또 당첨 용지라는 기상천외한 소재를 통해 코미디를 완성했다. 때문에 ‘남편들’ 역시 전남편과 현남편이라는 관계에서 색다른 웃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러나 영화는 시작부터 다소 진부한 개그에 의존한다. 대부분의 웃음은 슬랩스틱이나 말장난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그 웃음이 예상 가능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관객의 허를 찌르기보다는 이미 익숙한 방식들을 반복한다.

특히 오랜 수감 생활로 인해 출소 후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빌런 김용강(윤경호 분)을 웃음 포인트로 설계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범죄를 꾸미는 마도준(김지석 분)과의 대비 역시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었지만 영화는 이를 활용하기보다 낡은 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충돌을 단순한 말장난 개그 수준으로 소비한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충식과 민석의 관계다. 영화는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에서 오는 케미스트리를 핵심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충식은 지나치게 과장된 채 홀로 붕 떠 있고, 민석은 이른바 ‘맑눈광’ 스타일의 예측 불가한 행동을 보여주지만 두 캐릭터가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생각보다 약하다.

물과 기름처럼 충돌하는 재미도 아니고, 티격태격하면서 정이 쌓이는 버디 무비의 매력도 부족하다.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이며 여러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이 영화가 코미디 장르임을 생각했을 때 두 사람의 케미는 기대 이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부족해서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진선규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끝까지 중심을 잡으려 하고, 공명 역시 차분한 톤과 돌발적인 에너지를 오가며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애쓴다. 윤경호 역시 특유의 생활 연기와 코믹한 감각으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에 강약 조절이 부재하다 보니 결국 이 모든 케미가 무용지물이 된다.

액션 역시 비슷하다. 코미디 액션 영화로서 시원한 타격감이나 예상 밖의 액션 아이디어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액션조차 웃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머문다. 무난하게 흘러갈 뿐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강하게 말하면 무색무취다.

‘남편들’은 진선규, 공명, 김지석, 윤경호라는 믿음직한 배우들과 박규태 감독이라는 코미디 장인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도 기대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환상의 조합을 완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과물은 결국 환장의 코미디에 더 가깝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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