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말 그대로 세월이 흘렀다. 아이들은 더 이상 장난감을 들고 뛰어놀지 않는다. 친구들과 운동장을 누비던 시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화면 속으로 옮겨갔다. 픽사의 대표 시리즈 ‘토이 스토리’ 역시 그 변화를 인지했다. 7년 만에 돌아온 ‘토이 스토리5’는 장난감들의 새로운 모험을 통해 오늘날 아이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토이 스토리5’는 보니의 새로운 친구가 된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은 우디, 버즈, 제시 그리고 장난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이들의 관심이 점점 디지털 기기로 향하는 시대 속에서 장난감들은 또 한 번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게 된다.

영화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보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를 가져야 한다. 결국 릴리패드를 손에 넣은 보니는 점차 장난감들과 멀어진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는 유치하다는 시선 속에서 보니 역시 또래 집단에 섞이기 위해 변화를 선택한다.

이 과정은 지금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스마트 기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온라인 공간은 새로운 놀이터가 됐고, 친구 관계 역시 화면 속에서 형성된다. 이번 이야기에선 이를 무조건 비판하기보단 기술이 삶의 일부가 된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그 질문의 중심에는 장난감들이 있다. 특히 제시는 이번 작품에서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우디와 버즈를 비롯한 익숙한 캐릭터들은 여전히 반갑지만 보안관이 된 제시가 장난감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익숙한 얼굴들의 귀환이다. 우디와 버즈, 제시를 비롯해 오랜 시간 시리즈를 함께해 온 장난감들이 다시 등장하며 자연스럽게 향수를 자극한다. 특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탈모’ 우디의 모습은 ‘웃픔’을 유발한다.

영화는 장난감이 지닌 동심의 가치와 아이들의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은 화면 안에 모든 것이 담긴 시대일수록 직접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제시는 스마트 기기들에게 장난감은 단순한 놀이 도구가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창구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동시에 아이들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보니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릴리패드 역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작품은 진정한 관계는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가장 나다운 모습일 때 만나는 사람이 진짜 친구라는 메시지는 어린 관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어른들에게는 또 다른 감동이 기다린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1995년 첫 작품이 공개된 이후 수많은 관객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 어린 시절 우디와 버즈를 보며 웃고 울었던 관객들은 이제 어른이 됐다. 영화는 그들에게 동심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단지 성장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여전히 마음 한편에는 장난감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남아 있다고 다독인다.

물론 ‘토이 스토리5’는 이전 시리즈들처럼 거대한 모험이나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잔잔하다. 사건은 크지 않고 메시지는 단순하다. 그렇기에 일부 관객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토이 스토리5’가 여전히 사랑스러운 이유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의 가치를,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동심의 온기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시대는 변했고 아이들의 놀이 방식도 달라졌지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의 소중함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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