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콘서트장 도착부터 귀갓길까지, 앱 하나면 충분합니다.”
최근 K팝 콘서트 현장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과거 공연장 주변의 극심한 교통 체증과 복잡한 입장 절차로 고생하던 팬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원스톱 이동 서비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모빌리티, 그리고 금융이 결합된 이른바 ‘팬덤노믹스(Fandomnomics) 2.0’ 시대가 열린 것이다.
◇ ‘NFC 태깅’으로 하나 된 여정…인스파이어부터 하이브 ‘더 시티’까지

최근 K팝 메가 콘서트의 핵심은 ‘이동의 간소화’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Inspire Arena)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예매자가 앱 내에서 왕복 셔틀버스를 예매할 수 있는 ‘카카오T 셔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하이브(HYBE) 역시 세븐틴, 방탄소년단 등의 메가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도시 전체를 테마파크처럼 꾸미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위버스(Weverse) 앱 내에서 공연장 왕복 셔틀이나 전용 열차 티켓을 결제할 수 있는 통합 환경을 구축했다.
기술의 핵심은 ‘디지털 지갑’과 ‘NFC/QR 인증’이다. 멜론티켓, 인터파크 등 주요 예매처의 모바일 티켓이 스마트폰에 저장되고, 셔틀버스 탑승부터 공연장 게이트 통과까지 별도의 지류 티켓 확인 없이 태깅만으로 완료된다.
◇ AI가 지휘하는 배차…‘수요응답형 교통(DRT)’으로 뚫린 하이웨이

공연장 주변의 병목 현상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결된다. 카드사와 모빌리티 플랫폼은 공연 종료 직후 트래픽을 분석해, 수요가 몰리는 지점에 차량을 즉시 배치하는 ‘수요 기반 배차 엔진’을 가동한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의 ‘셔클(Shucle)’과 같은 수요응답형 교통(DRT) 기술이 대형 행사장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폭넓게 도입되고 있다. 정해진 노선 없이 AI가 실시간 탑승객 수요를 분석해 탄력적으로 배차하는 등 미래형 이동 생태계의 완성을 앞당기고 있다.
하차 시 발생하는 결제 역시 매끄럽다. 카카오T나 쏘카 등 플랫폼에 사전 등록된 카드를 통해 ‘자동 정산(Auto-Pay)’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요금을 나누거나 기사와 실랑이할 필요 없이 오직 공연의 여운을 즐기는 데 집중할 수 있다.
◇ 국경 허문 ‘크로스보더 결제’…‘K-라이드’ 타고 막힘없이 공연장으로

이러한 혁신은 K팝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방한 외국인 전용 앱인 ‘K-라이드(k.ride)’를 출시해 다국어 실시간 번역 지원과 해외 카드 자동 결제를 연동했다.
또한, 알리페이플러스(Alipay+) 및 주요 글로벌 간편결제 네트워크(애플페이·구글페이 등)와의 제휴로, 외국인 팬들은 환전 없이도 자국에서 쓰던 페이 앱이나 신용카드로 한국의 택시를 부르고 매끄럽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 샌드박스 뚫었지만 갈 길 먼 현장…대형 택시 ‘영업구역’ 역차별 해소 시급

이러한 모빌리티 혁신의 이면에는 낡은 규제라는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카카오 T 벤티 등 대형 승합차 기반 모빌리티 사업자들은 정부로부터 ‘광역권 통합 운영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개시가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타다 등 일부 경쟁사가 이미 수도권 전역에서 특례를 적용받아 영업 중인 것과 대조적으로, 같은 면허를 보유하고도 플랫폼에 따라 영업권이 제한되면서 현장 기사들의 불만과 역차별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금융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여정 전체를 설계하는 인프라가 됐다”며 “이러한 생태계가 안착하려면 규제 샌드박스의 본래 취지에 맞게 플랫폼 간의 영업 환경을 평준화하고, 적극적인 정책적 중재를 통해 불필요한 장벽을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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