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석, 13일 LG전서 ‘희망투’
김태형 감독 불호령을 미소로 바꿨다
“이 느낌 지속하면 좋겠다”는 사령탑 바람
향후 선발 기회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이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면 좋겠다.”
롯데 김태형(59) 감독이 정말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다. ‘강속구 유망주’ 이민석(23) 덕분이다. 시즌 시작 전 “겨울 동안 뭐했는지 모르겠다”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런 걸 생각해보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이 기세를 살려 선발 재진입에 도전한다.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LG의 경기. 이민석이 이날 롯데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출발이 좋진 않았다. 2이닝 만에 5점을 줬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다. 3회말부터 페이스를 찾았다. 6회까지 버티면서 선발로 제 몫을 했다.

6이닝 5실점을 ‘호투’라고 하긴 분명 힘들다. 어쨌든 5점이 컸고, 이날 롯데는 패했다. 그러나 ‘희망투’라고 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투구 내용이 좋았기 때문이다. 사령탑이 누구보다 만족한다. 평소 투수들에게 ‘공격적으로 들어가라’는 주문을 자주 하는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투구다.
김 감독은 “잘 던졌다. 2스트라이크 노볼에도 막 들어가더라”며 이민석을 칭찬했다. 지난 2월 이민석은 1군 스프링캠프 도중 2군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시범경기 당시 김 감독은 “겨울 동안 뭐했나 모르겠다”며 이민석을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이때와 비교하면 분명 온도가 달라졌다.

사령탑이 이민석에게 실망했던 포인트는 분명했다. 과거 김 감독은 “1군에서 자꾸 안 맞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까 도망가는 피칭을 한다. 마운드 올라가면 눈앞에 있는 거 하나 잡으려고 한다.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13일 LG전에서는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 초반 많은 실점 했지만, 겁먹지 않고 공격적인 승부를 펼쳤다. 그러면서 6이닝까지 책임졌다. 김 감독이 이민석에게 기대한 투구 내용이고 할 수 있다. 본인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면 선발 기회를 또 받기 충분하다.

현재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 구성에 고민이 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기복을 보인다. 잘 버텨주던 국내 선발진도 최근 조금씩 힘에 부치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이때 이민석이 적절하게 로테이션을 돌아주면, 기존 선발진의 체력 안배를 도모할 수 있다.
김 감독은 다음 턴 이민석의 선발 재등판에 대해 “상황을 다시 한번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공격적인 피칭으로 사령탑의 눈도장을 받은 건 분명해 보인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김 감독은 “이 느낌을 그대로 지속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꾸준히 본인 강점 살리면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롯데 선발진에도 숨통이 트인다. sk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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