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불리한 전장 뒤집고 1세트 승리

27분경 드래곤 한타서 대승 계기

마지막 ‘백도어’로 1세트 마침표

[스포츠서울 | 원주=김민규 기자] 이것이 젠지의 힘이다. 패색이 짙었다. 에이스를 당했고, 글로벌 골드 차이는 6000 이상 벌어졌다. 누구나 KT 롤스터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젠지는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려 KT를 무너뜨렸다.

젠지는 13일 강원도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 MSI 대표 선발전 4라운드에서 KT 롤스터를 상대로 1세트를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블루 진영의 젠지는 사이온-신 짜오-멜-이즈리얼-카르마를 선택했고, KT는 제이스-리신-라이즈-직스-카밀로 공격적인 조합을 완성했다.

초반부터 KT가 주도권을 잡았다. 바텀 라인 우위를 앞세워 첫 드래곤을 확보했고, 11분경에는 두 번째 드래곤까지 손쉽게 챙겼다. 이어 드래곤 둥지 인근에서 ‘듀로’ 주민규까지 잡아내며 웃었다.

젠지도 반격했다. 14분경 미드 지역에서 열린 대규모 한타에서 2킬을 기록하며 흐름을 바꾸는 듯했다. 그러나 17분경 펼쳐진 교전이 승부처였다. KT는 세 번째 드래곤을 두고 젠지를 강제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준비한 조합의 강점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드래곤 확보는 물론 한타에서도 압승하며 에이스까지 띄웠다.

순식간에 균형이 무너졌다. 20분도 되기 전에 KT는 글로벌 골드를 6000 이상 벌렸다. 전 라인에서 압박이 이어졌고, ‘기인’ 김기인마저 연이어 끊기며 젠지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하지만 젠지는 젠지였다. 23분경 영혼 드래곤을 노리던 KT를 상대로 끝까지 버틴 젠지는 첫 드래곤을 확보하며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27분경, 마침내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미드 한타에서 3킬을 쓸어 담으며 승리했고, 곧바로 바론까지 챙겼다.

경기 흐름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승부를 완전히 뒤집은 것은 30분경 펼쳐진 드래곤 한타였다. ‘룰러’ 박재혁이 이즈리얼을 앞세워 전장을 지배했다. 끊임없이 딜을 쏟아부은 그는 무려 4킬을 기록했다. 젠지의 압승이었다. 글로벌 골드 격차도 순식간에 사라졌고, 오히려 젠지가 역전에 성공했다.

33분이 지난 시점,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번에는 젠지가 4000골드 이상 앞섰다. KT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본진 앞 매복을 통해 ‘끊어 먹기’ 전략을 시도했다. 젠지 핵심 딜러를 먼저 잡고 역전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젠지는 이를 읽었고, 오히려 KT의 뒤를 잡아 킬을 만들어냈다. 이어 더 영리한 선택을 했다. KT가 나뉘어 움직이는 순간, ‘쵸비’ 정지훈과 ‘룰러’ 박재혁이 그대로 본진으로 파고들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백도어였다.

KT가 뒤늦게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결국 넥서스가 무너졌다. 6000골드 차 열세, 에이스 허용, 영혼 드래곤 위기.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젠지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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