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과천=원성윤 기자] 최근 폐막한 MWC 2026 현장, 수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15분 남짓한 시연 후 방전되어 구석에 멈춰 섰을 때, 군중 속을 끊임없이 누비며 관람객들의 혈압과 맥박을 체크하던 로봇이 있었다. SK인텔릭스가 선보인 세계 최초의 웰니스 로봇 ‘나무엑스’(NAMUHX’)다. 삼성전자, 샤오미 등 글로벌 빅테크 임원들까지 부스를 찾아 찬사를 보낸 이 로봇은, 일상 속 ‘웰니스(Wellness)’의 개념을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하며 로봇 생태계의 새로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떠올랐다.

본지는 글로벌 혁신 로봇으로 주목받는 나무엑스 개발을 이끄는 SK인텔릭스 류기철 AX 테크실장을 만나 일상으로 다가온 K-웰니스의 새로운 이정표를 짚어봤다.

◇ 위협감 제로(0), ‘달항아리’ 품은 휴먼 센트릭 디자인

류 실장은 나무엑스 기획의 첫 출발점이 “가정에서 가장 편안하게 나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로봇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관절이 꺾이고 카메라로 노골적으로 사람을 주시하는 휴머노이드 형태는 위협감을 준다. 나무엑스는 이를 철저히 배제했다. 한국 전통 미학인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을 채택했고, 바퀴 구동 소음은 도서관 수준인 40데시벨(dB) 이하로 억제해 거부감을 없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스스로 진화하는 능동형 에이전트라는 점이다. 나무엑스는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확장한다. 최근에는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니는 ‘팔로우 미(Follow Me)’ 기능이 추가됐으며, 외출 시 집 안을 순찰하는 ‘세이프 케어’와 원격으로 내부를 확인하는 ‘라이브 뷰’ 기능이 연이어 탑재되며 진정한 일상의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 10초 만에 생체 신호 5개 측정…초개인화 멘탈 케어

나무엑스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독보적인 에어 솔루션과 바이탈 사인(Vital Sign) 체크 기술이다. 오염원이 발생하면 즉각 해당 위치로 자율주행해 정화 작업을 수행하며, 이는 고정형 공기청정기 대비 10배 이상 빠르고 효율적이다.

가장 혁신적인 기술은 비접촉식 생체 정보 측정이다. 류 실장은 “적색, 녹색, 청색(RGB) 영상 데이터 중 호흡과 혈류량에 따라 미세하게 변하는 녹색(G) 값을 분석하는 rPPG(광혈류측정)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카메라 앞에 10초 남짓 서 있으면 심장활동강도, 맥박, 산소포화도, 스트레스 지수 등 5가지 생체 신호가 즉각 측정된다. 이 기술은 KCL 시험을 통해 이미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검증받았다.

향후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대화 기능은 멘탈 케어로 연결할 예정이다. 로봇은 대화 맥락과 음성 톤을 분석해 사용자의 감정 상태와 우울감을 판단하고, 스트레스 수치가 높으면 릴렉스할 수 있는 차(Tea)를 추천하거나, 스스로 조도를 낮추고 사용자 맞춤형 명상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등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완벽한 프라이버시 보호, 글로벌 에코시스템 구축

일상 깊숙이 들어오는 기기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에도 만전을 기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증과 글로벌 표준 규격인 ISO 27001 보안 인증을 획득했으며, 버그 바운티(Bug Bounty) 제도를 통해 보안 취약점을 지속 점검 중이다. 소프트웨어적인 차단은 물론, 물리적으로 카메라 렌즈를 가린 상태나 네트워크가 단절된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에서도 핵심 기능이 작동하도록 설계해 고객의 불안을 잠재웠다.

SK인텔릭스는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류 실장은 “수천 대의 로봇을 연결해 관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자체 백엔드 플랫폼과 3000여 명의 오프라인 전문 케어 인력을 결합한 통합 웰니스 생태계(에코시스템)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술의 발전을 넘어, 인간이 더욱 건강하고 평온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 조력자. 그것이 나무엑스가 그리는 진정한 웰니스의 궤적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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