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KBL 최초 ‘6위 팀 우승’ 새 역사

허재-허웅-허훈, ‘삼부자 MVP’ 진기록

‘우승 주역’ 허웅, 17점 3리바운드 맹활약

“희로애락 많았다…결국 결과로 증명”

[스포츠서울 | 고양=이소영 기자]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자존심 상했지만…묵묵하게 견뎌냈다.”

정규리그를 6위로 마친 부산 KC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허웅(33)은 다사다난했던 올시즌을 돌아보며 “희로애락이 많았다. 내 인생을 압축한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KCC는 13일 열린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고양 소노를 76-6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전적 4승1패. 프로농구 역사상 정규리그 6위 팀 최초 우승이자 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이날 허웅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17점 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올시즌 KCC의 ‘로드 투 챔프전’은 쉽지 않았다. ‘슈퍼팀’이라 불릴 만큼 최정예 전력을 꾸렸지만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 악재에 시달렸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 복귀하며 정규리그 6위로 봄농구 막차를 탔다. 이후 플레이오프(PO) 6강부터 치열한 승부를 이어간 끝에 결국 정상에 올랐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는 동생 허훈이 선정됐다. 허웅 역시 못지않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끈 가운데, 아버지 허재를 포함한 ‘삼부자 MVP’라는 진기록까지 작성했다. 이상민 감독은 한 팀에서 처음으로 선수-코치-지도자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KCC가 새 역사를 써낸 셈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허웅은 “2년 전 우승을 거둔 뒤 지난시즌엔 실패를 겪기도 했다”며 “남들이 인정하고, 스스로도 자부할 만큼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이 자리가 그 노력을 증명해준 것 같아 행복하다. 앞으로도 지금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팀만큼이나 굴곡진 한 해를 보냈다. 그는 “올해는 정규리그 때부터 희로애락이 많았다”며 “기록도 세우고, 부진도 겪고, 다치기도 했다. 워낙 이런저런 얘기가 많아 내 인생을 압축해놓은 시즌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챔프전 우승만이 그 모든 걸 증명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온 것 같아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인기엔 명암이 따르는 법이다. 줄부상으로 팀이 주춤하자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허웅은 “안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당시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자존심도 너무 상하고 힘들었다. 다만 묵묵하게 견뎌내고, 또 이겨내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주축 선수들의 희생도 있었다. 훈이도 마찬가지”라며 “나 역시 죽기 살기로 수비했다. 좋은 선수들이 경험까지 갖춘 데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그런 부분들이 하나로 뭉치면서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모두에게 공을 돌렸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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