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무 기자] 전국적으로 파크골프 열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농업진흥구역 등 공공 목적 용지에 불법으로 조성된 파크골프장이 우후죽순 늘어나며 제도적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적발되더라도 ‘원상복구’ 조치에 그칠 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사실상 환수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KBS 보도에 따르면 경북 고령군 한 잔디농장 부지에 36홀 규모의 대형 파크골프장이 조성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부지는 농업 생산성 향상과 농지 보호를 위해 지정된 농업진흥구역으로, 원칙적으로 농업 외 목적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곳이다.

그러나 현장에는 파크골프 코스는 물론 운영 사무실, 스크린골프 시설, 숙박용 카라반까지 설치돼 있었다. 특히 운영 사무실은 농사용 창고로 허가받은 뒤 다른 영업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시설 관계자들은 위법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영업을 지속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불법인 건 알고 있다”면서도 “5월 한 달 내내 아마추어 파크골프 대회 일정이 잡혀 있어 취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시설에서는 참가비 4만 원 규모 대회에 2000명 이상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운영 관계자는 “깃대 몇 개 꽂고 펜스 친 것뿐”이라며 “파크골프 성수기 두 달만 운영한 뒤 다시 잔디 농사로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지법 위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불법 영업에 대한 문제의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불법 운영이 일부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영 관계자들은 “전국 파크골프장 중 합법적인 곳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업계 전반의 관행처럼 굳어진 현실을 드러냈다.

행정 대응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불법건축물 여부는 건축 부서, 농지보전부담금은 농업 부서, 환경영향평가는 환경 부서, 재해영향평가는 안전 관련 부서가 각각 담당하고 있어 전체 불법 구조를 통합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주체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결국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원상회복 명령’ 수준에 머무른다. 이미 운영 과정에서 얻은 입장료, 대회 참가비 등 수익을 환수할 법적 근거는 부족하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일단 운영해 수익을 확보하고, 적발되면 철거하면 된다”는 식의 왜곡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체육시설법상 파크골프장은 별도 등록·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농지법 역시 불법 시설에 대한 원상복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영업 수익 환수나 반복 위반 방지 장치는 미흡하다.

파크골프 인구 100만 시대를 맞아 전국 지자체가 관련 시설 확충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양적 확대 이전에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파크골프장 확대 공약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법 시설을 묵인하거나 관리 사각지대를 방치할 경우 유사 사례는 전국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크골프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시설 확충뿐 아니라 인허가 기준 정비, 불법 영업 수익 환수 장치 마련, 통합 관리 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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