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대한민국 식품 산업이 전 세계적인 ‘웰니스(Wellness)’ 트렌드와 결합하며 올해 새해 시작과 함께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단순한 한류 열풍을 넘어 한국 전통의 ‘발효 과학’과 ‘식물성 단백질’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식품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를 압도하는 ‘글로벌 골든크로스’ 현상이 더욱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 2026년 1분기 수출 3.5% 성장…‘K-간식’과 ‘라면’이 견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케이-푸드 플러스(K-푸드+)’ 잠정 수출액은 33억 5000만 달러(약 4조 6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라면 수출은 1분기에만 4억 345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26.4%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주목할 점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저당·제로·비건 등 이른바 ‘K-웰니스 간식’의 약진이다. 과자류(+11.4%)와 아이스크림(+18.0%) 등 가공식품이 수출을 주도했으며, 글루텐 프리 수요가 높은 북미를 중심으로 쌀가공식품의 인기도 식지 않고 있다. 권역별로는 중동(GCC)이 32.3%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중화권(14.5%)과 북미(6.3%)에서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 CJ제일제당·대상, ‘해외 매출 50%’ 시대 개막

국내 식품업계의 체질 개선도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기준 해외 식품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돌파한 데 이어, 2026년 1분기에도 북미 시장의 상온 가공밥과 피자 등 주력 제품의 점유율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 ‘신영토’에서의 매출 증가율이 20~30%대를 기록하며 해외 중심의 수익 구조를 공고히 했다.
전통 발효 식품의 강자 대상(종가)은 김치 수출국 100개국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 1억 644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데 이어, 신선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을 87%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북미 대형 유통 체인 내 ‘비건 김치’ 매대 확장은 K-푸드가 현지인의 일상적인 건강식으로 완벽히 편입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 라면업계의 질주... 삼양식품 ‘해외 비중 80%’ 상회

라면 업계의 성장세는 더욱 위력적이다. 삼양식품의 2026년 1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27.9% 증가한 6766억 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81~83%에 달하는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양은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중국 생산 공장 건설 등 현지 완결형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 역시 2026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 성장한 9287억 원으로 예상되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특히 유럽 매출이 3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서구권 공략이 성과를 내고 있으며,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린다는 로드맵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풀무원·매일유업, ‘프리미엄 웰니스’로 승부수

풀무원은 미국 내 식물성 단백질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현지 두부 매출 역대 최고치(약 2242억 원)를 기록했다. 동부 공장 증설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한 풀무원은 미국 법인의 흑자 구조 안착과 함께 ‘K-두부’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 또한 저출산 위기를 성인 영양식과 단백질 음료 수출로 돌파하며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웰니스 솔루션을 전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푸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전통’을 ‘과학’으로 번역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발효 문화의 건강상 효능을 정교한 데이터로 입증하고, 현지인의 식단에 맞춘 맞춤형 제품군을 확대해야 한다”며 “올해 대한민국 식품 기업들이 내수 기업의 틀을 완전히 벗고,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는 ‘글로벌 웰니스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역사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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