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제목부터 독자의 허를 찌릅니다. ‘수익’이라는 익숙한 단어 뒤에 숨겨진 구조를 해부하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믿고 있는 경제 활동의 본질을 정면으로 의심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 책은 ‘돈의 룰을 다시 쓰는 경기 해설서’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번다”는 명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플랫폼과 자본이 설계한 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경제 환경 속에서 개인이 만들어내는 수익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구조적 착취 또는 분배의 왜곡 속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습니다.
유튜브,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시장 등 현대인의 주요 수익원들이 어떻게 ‘수익처럼 보이는 흐름’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분석은 꽤 설득력 있습니다. 그러면서 불편하게 만듭니다. 경제서 대부분이 ‘더 벌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죠.
저자는 “당신이 벌고 있다고 믿는 그 돈은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독자는 읽는 내내 스스로의 노동과 수익 구조를 재점검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노동=수익’이라는 단순 공식이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게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착각의 3단계’로 정리되는 부분입니다. 첫째, 우리는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고 믿습니다. 둘째, 그 돈이 곧 우리의 가치라고 생각하죠. 셋째, 결국 그 구조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더 많은 노동을 선택합니다. 저자는 이 순환이 반복될수록 개인은 점점 더 시스템에 종속된다고 경고합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 담론을 넘어, 현대인의 삶의 방식 자체를 겨냥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다소 추상적입니다. 구조를 해체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그 이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실행 전략은 독자의 몫으로 남습니다.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이 책의 의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답을 주기보다 자문하게 만드는 거죠.
결국 <내가 돈을 벌고 있다는 착각>은 돈을 더 벌고 싶은 사람보다는, ‘왜 이렇게 벌고 있는가’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더 적합한 책입니다. 빠르게 돈을 쫓는 시대 속에서 한 발짝 멈춰 서게 만드는 힘, 그것이 이 책의 진짜 가치입니다.
지금 당신의 수익은, 정말 ‘당신의 것’인가.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렵다면,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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