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다사카 히로시의 <사람을 얻는 힘, 인간력>은 리더십을 둘러싼 통념을 정면에서 뒤집습니다. 많은 이들이 사람을 이끄는 힘을 카리스마나 전략, 또는 말의 기술에서 찾으려 할 때, 저자는 훨씬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은 과연 무엇에 의해 움직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지요. 이 책은 그 질문의 답을 ‘인간력’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냅니다.

저자가 말하는 인간력은 단순한 인품이나 도덕성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가능성을 신뢰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힘입니다. 흔히 조직에서 말하는 인정과는 결이 다르죠.

성과에 대한 보상이나 결과 중심의 칭찬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긍정하는 ‘인가(認可)’의 태도입니다. 이 지점에서 책은 여느 자기계발서와 분명히 구별됩니다. 방법론보다 태도, 기술보다 철학을 앞세웁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인간관계의 본질을 ‘보이지 않는 신뢰의 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저자는 사람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계기는 외부의 압박이 아니라, 스스로 인정받고 있다는 감각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합니다. 조직 관리의 효율성을 넘어, 인간이라는 존재의 내면을 건드리는 통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통제하려는 시도가 반복될수록 관계는 소모되지만, 인정과 신뢰가 쌓일수록 자발성이 살아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큽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은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겠어요. 성과와 속도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인간력만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력이 느슨함이나 방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타인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리는 일은 더 큰 책임과 통찰을 요구하는 고도의 리더십이라고 주장하죠. 단기적 성과를 넘어 장기적 성장을 지향하는 조직이라면, 이 관점은 충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은 구체적인 사례와 사유를 오가며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타인을 평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상대의 가능성을 미리 규정짓고 있지는 않은가.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히 리더의 역할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동료, 가족, 그리고 일상 속 관계 전반에 걸쳐 우리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들죠.

<사람을 얻는 힘, 인간력>은 빠른 해법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관계의 본질을 다시 사유하게 하며, 사람을 대하는 시선 자체를 바꾸도록 요구합니다. 그것은 때로 불편하고 더딘 과정이지만, 결국 가장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집니다.

사람을 얻는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메시지. 이 책은 그 단순하지만 어려운 진실을 차분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경쟁과 효율의 언어가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한 권입니다.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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