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거창한 서사나 심오한 철학은 필요 없다. 뇌리에 박히는 중독적인 비트와 날것의 퍼포먼스면 충분하다. ‘포스트 BTS’로 떠오른 그룹 코르티스(CORTIS)가 K팝 신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BTS를 창조한 빅히트 뮤직 소속 코르티스(마틴, 제임스, 주훈, 성현, 건호)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오는 5월 4일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 정식 발매를 앞두고 지난 20일 선공개한 타이틀곡 ‘레드레드(REDRED)’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스포티파이 발매 당일 131만 회 재생이라는 진기록을 썼고, 이를 통해 코르티스는 데뷔 8개월 만에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5억 회를 돌파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신보 선주문량 역시 이미 205만 장을 넘기며 ‘더블 밀리언셀러’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이 압도적인 지표의 중심에는 코르티스만이 뿜어내는 이색적인 에너지가 자리한다.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로 이어지는 빅히트 명가의 막내지만, 걷는 길은 결이 다르다. 선배들이 촘촘하게 직조된 세계관으로 대중을 설득했다면 코르티스는 자유분방함과 ‘영 크리에이터 크루(영크크)’다운 공동 창작 능력을 앞세워 직관적인 즐거움을 던진다.
신곡 ‘레드레드’는 코르티스의 지향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가사는 복잡하지 않다. ‘팔랑귀’ ‘눈치 살피기’ ‘쿨한 척하기’에는 경고의 레드 라이트를 켜고, 내 앞의 울타리를 넘을 때는 그린 라이트를 켠다는 단순하고도 패기 넘치는 메시지가 전부다.

의미를 비워낸 자리엔 중독성과 날것의 질감이 들어섰다.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은 물론 안무와 뮤직비디오 연출까지 참여해 그들 나이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유쾌한 텐션을 그대로 박제했다. 삼겹살 노포, 오락실, 구제숍을 누비는 뮤직비디오의 B급 감성과, 90년대 에어로빅과 테크토닉에서 영감을 받은 ‘팔랑귀 춤(양손을 귀 주변에서 흔드는 동작)’은 전 세계 숏폼 플랫폼을 강타하며 새로운 챌린지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각 잡힌 군무의 완벽함보다는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는 코르티스의 힙한 감성은 국내외 팬덤을 빠르게 결집시켰다. ‘레드레드’ 퍼포먼스 필름은 공개 하루 만에 100만 뷰를 돌파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팬들이 직접 자신만의 ‘최애 파트’를 올리며 짙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잘 세공된 보석 같은 아이돌이 쏟아지는 시대에 코르티스는 오히려 투박함을 앞세웠다. 거친 날것의 이미지에 코르티스만의 언어와 리듬으로 무대를 즐기는 얼굴로 K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거침없는 ‘날것의 맛’으로 무장한 이들이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흥행 바통을 완벽하게 이어받으며 2026년 가요계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이들의 거침없는 초록 불(GREEN) 질주가 시작됐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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