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식 감독 데뷔전서 연장 11회 사투 지휘
“긴장보다 선수에 대한 믿음이 우선”
공언했던 ‘작전 야구’ 대신 상황 맞춤형 ‘강공’ 선택
유연한 경기 운용 돋보여

[스포츠서울 | 대전=박연준 기자] 올시즌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게 맞나?
사령탑의 무게감은 서류상의 경력이 아닌 더그아웃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유에서 결정된다. 정식 감독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키움 설종진(53) 감독에게서 초보 사령탑 특유의 조급함이나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감독의 ‘관록’마저 느껴지는 대목이다.
설종진 감독은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2026 KBO리그 개막전을 통해 정식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시즌 후반기 감독대행직을 수행하며 쌓은 내공이 밑거름된 덕분인지, 설 감독은 1만 7000명 한화 만원 관중의 압도적인 함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연장 11회 혈투를 진두지휘했다.

데뷔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설 감독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잠 잘 잤다”라며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우리 운영팀의 계획대로 시즌을 준비해 왔기에 특별히 긴장될 것은 없었다”라며 “선수들을 믿고 경기에 임했다. 결과적으로 한두 명의 아쉬움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선수가 제 역할을 다해준 만큼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더그아웃에서 포착된 설 감독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끊임없이 선수들과 소통하며 컨디션을 체크하는 모습에서 ‘원팀’을 강조하는 그의 철학이 엿보였다. 특히 경기 운용의 유연함이 돋보였다. 비시즌 동안 발 야구, 번트 등 세밀한 작전 야구를 예고했다. 전날 경기에서는 오히려 강공을 선택했다.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작전을 짜내기보다 현장 상황을 우선시한 결과다.
설 감독은 “번트 상황이 명확히 나오지 않았고, 상대 투수들의 제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굳이 중심 타선에 작전을 걸어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았다”라며 “1점 차 박빙 승부나 확실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굳이 무리한 작전을 내지 않을 생각이다. 선수들의 컨디션에 맞춘 ‘공격 야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은 가오슝 스프링캠프부터 오전, 오후, 야간을 가리지 않는 강훈련을 소화하며 전력을 다져왔다. 그 결과 주축 투수들의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박정훈 같은 새로운 카드가 한화의 강타선을 잠재우는 등 ‘설종진 NEW 매직’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시즌도 ‘최하위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올해 키움의 색깔은 작년보다 훨씬 끈끈해졌다.
설 감독은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칭찬받아 마땅한 플레이를 보여줘 고맙다”라며 “앞으로도 이런 경기를 자주 하자고 격려했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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