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의 WBC 마지막 인터뷰

사실상 대표팀 은퇴 “류현진 고마워”

대표팀이 얻어간 수확은?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강한 팀들을 만나 우리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 패배가 젊은 선수들에게는 메이저리그로 나아가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류지현호의 여정이 멈춰 섰다. 17년 만에 밟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무대였지만,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의 벽은 높고도 단단했다. 류지현(55) 감독은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묵묵히 마운드를 지켰던 베테랑에게 감사를, 그리고 미래를 짊어질 젊은 사자들에게는 격려를 건네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마운드는 9안타 6볼넷으로 10실점하며 고개를 숙였고, 타선 역시 상대 마운드의 위력 투에 2안타 11삼진으로 꽁꽁 묶였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1라운드 통과의 기세를 몰아 기대를 가지고 임했지만 전력 차를 극복하기에 부족했다”고 대회를 총평했다.

특히 이날 사실상 태극마크와 작별을 고한 ‘최선참’ 류현진(한화)에 대해 류 감독은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류현진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감독 부임 직후부터 본인이 꾸준히 대표팀 헌신을 원했고, 태도 또한 모범적이었다”며 “2회를 다 채우지 못해 아쉬움은 남겠지만, 최선참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그의 투혼을 칭찬하고 싶다”고 예우했다.

이제 류지현 감독의 시선은 한국 야구의 ‘내일’로 향한다. 그는 “팀 내 30대 후반 선수들 외에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이번 패배가 그들이 한 단계 성장하고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동시에 한국 야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류 감독은 “KBO리그 내 국내 선발 투수 비중이 더 높아져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확인한 타국 투수들과의 구속 격차는 엄연한 사실”이라며 “학생 야구부터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야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표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류 감독은 “일본과 도미니카라는 거함을 만나며 세계 야구의 강함을 처절히 느꼈다”는 소회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비록 마무리는 콜드패라는 상처로 남았지만, 3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사슬을 끊고 17년 만에 한국 야구를 8강 반열에 올려놓은 류지현호의 발자취는 한국 야구 재건의 소중한 밑거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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