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이번에도 예상을 깼다.

배우 정수정의 필모그래피를 살펴 보면 연기를 대하는 정수정의 신중함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편견에 대한 정면돌파’인 동시에 ‘이미지를 활용한 영리한 전략’이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톡톡 튀는 고등학생 안수정을 지나, SBS 드라마 ‘상속자들’의 도도한 부잣집 딸 이보나로 대중에게 각인된 정수정은 일반적인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머물기를 거부했다.

매 작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택으로 자신의 스펙트럼을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정수정의 연기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첫 번째 분기점이 바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한의대생 김지호 역을 맡아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연기를 매끄럽게 선보이며 ‘배우 정수정’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어 도전한 영화 ‘애비규환’은 정수정의 선택이 얼마나 과감한지를 보여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임산부라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맡아 자신이 결코 비주얼에만 기대는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러한 정수정의 안목은 결국 김지운 감독의 영화 ‘거미집’의 한유림 캐릭터로 이어지며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쾌거로 귀결됐다.

정수정은 항상 대중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세련된 이미지’를 영리하게 활용하면서도, 그 내면의 깊이를 확장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런 정수정이 tvN 새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으로 돌아온다. 이번에도 예사롭지 않다. 신작에서 맡은 전이경 역은 ‘정수정표 캐릭터’의 집대성이라고 할 만하다. 부동산 큰손의 딸이라는 배경은 정수정의 화려한 이미지와 맞닿아 있지만, 이면에 숨겨진 결핍과 공허함은 정수정이 배우로서 새롭게 보여줄 영역이다.

정수정은 제작발표회에서 전이경에 대해 “겉은 밝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속은 공허하고 외로움이 있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특히 “다이내믹한 부분들이 많고 정극에 가까운 느낌이라 새 도전이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현장에서의 태도 또한 진지했다. 하정우, 임수정 등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항상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다”는 고백은 본인 역시 데뷔 10년이 훌쩍 넘은 배우임에도 여전히 성장에 목말라 있는 진심을 보여준다. 선배들의 연기를 흡수하며 만들어낸 전이경 캐릭터가 기존의 정수정과 어떻게 차별화될지가 이번 작품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정수정은 “1화를 보시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반전의 반전을 기대해 달라”는 당부로 기대를 높였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확신한 만큼, 이번에도 ‘정수정의 선택이 옳았다’는 반응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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