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전역이 오타니로 도배
‘오타니’ 이름에 열광하는 일본
유니폼부터 굿즈까지 ‘품절 대란’
부러움 자아내는 스타 한 명의 파급력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오타니다. 이 정도면 나라 이름을 일본이 아닌 오타‘니혼’이라 불러야 할 정도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는 그야말로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 앓이’ 중이다. 일본이 낳은 불세출의 스타를 향한 열도의 사랑이 뜨겁다.
도쿄돔 주변은 오타니의 얼굴로 도배됐다. 정문 출입구부터 각국 대표 선수들을 소개하는 대형 플래카드 정중앙에는 단연 그가 자리 잡고 있다. 경기장 밖으로 고개를 돌리면 대형 광고판 속에서 고급 시계 모델로 변신한 그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인근 쇼핑몰 외벽 역시 그의 포스터가 거대한 벽화를 이루고 있다.

현장에서 목격한 팬들의 모습도 장관이다. 도쿄돔을 찾은 일본 팬 절반 이상이 오타니의 대표팀 등번호 ‘16번’이 새겨진 유니폼이나 소속팀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메웠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오타니의 이름이 적힌 수건을 목에 두른 채 경기를 기다린다. 이곳이 ‘오타니 공화국’임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상업적 파급력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도쿄돔 인근 편의점과 공식 굿즈 가게에서는 WBC 오타니 관련 상품을 구하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품목이 ‘품절’ 딱지를 붙인 지 오래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품절 대란’ 속에서도 팬들은 빈 매대를 서성이며 아쉬움을 달랜다. 슈퍼스타 한 명이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눈앞에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사랑’이다.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압도적인 실력은 물론, 늘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는 인성을 갖췄다. 일본 국민에게 자부심 그 자체가 됐다. 국경을 떠나 야구인으로서 존경과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선수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마음 한구석에는 부러움이 교차한다. 전 국민을 하나로 묶고,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이끌게 만드는 확실한 ‘아이콘’의 존재가 한국 야구에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왜 그토록 오타니에게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백번, 천번 이해하고도 남을 정도다.
도쿄돔을 가득 채운 찬사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오타니라는 거성(巨星)을 보유한 일본 야구의 풍요로움이 씁쓸한 뒷맛과 함께 깊은 잔상을 남겼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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