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대만전 잘 던졌는데…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류현진 “후배들 차분히”
후배들, 호주전 잘 해낼까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지고 나면 누가 잘했고 못했고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졌다는 사실이 가장 아쉽다.”
17년 만에 다시 선 WBC 마운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은 끝내 승리와 닿지 못했다. 2009년 준우승의 주역으로서 한국 야구의 부활을 위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으나, 비정한 결과 앞에 베테랑은 입술을 깨물었다.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3차전 대만과 맞대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4-5로 역전패했다. 2013, 2017, 2023년에 이어 4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절벽 끝에 선 한국 야구다.

무엇보다 WBC 역사상 대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는 사실이 뼈아프다. 2006년 첫 대회 이후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지켜왔던 ‘대만전 불패’ 신화가 21년 만에 무너졌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대만 야구가 급성장했다고는 하나, 안방마저 내준 결과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경기 후 류현진의 표정은 덤덤했으나 목소리에는 자책이 섞여 있었다. 그는 “대만 타자들의 힘이 좋다는 것을 알고 대비했음에도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그 점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털어놨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독려하는 것뿐이다. 한국은 9일 조별리그 최종전인 호주전을 치른다. 8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득점과 최소 실점이 동시에 필요한 가혹한 상황이다.

그는 호주전 선발로 나서는 후배 손주영(LG)과 타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우리 선수들 모두 실력은 충분하다. 점수를 내야 하고 실점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본인의 실력을 믿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리안 몬스터는 아쉬운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가 남긴 ‘차분함’이라는 과제는 이제 남은 후배들의 몫이 됐다. 벼랑 끝에 선 한국 야구가 류현진의 조언대로 평정심을 되찾아 도쿄돔에서 기적의 서막을 열 수 있을까. 후배들이 선배의 ‘속’을 채워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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