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이란발(發) 전쟁 공포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동반 폭락했다. 양대 시장 모두 장중 8% 이상 급락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으나, 거래 재개 후에도 투매가 이어지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9.29포인트(9.66%) 하락한 5232.63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125.46포인트(11.03%) 내린 1012.24에 거래되며 1000선 붕괴 위협을 받고 있다.

폭락세가 지속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두 시장에 잇달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오전 11시 16분 코스닥 시장에 먼저 발동됐고, 3분 뒤인 11시 19분에는 코스피 시장에도 적용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20분간 모든 매매를 중단시킨 뒤 10분간 단일가 호가를 접수해 거래를 재개하는 제도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폭락했던 지난 2024년 8월 5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이날 장 초반에는 선물 가격 급락으로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도 이틀 연속 발동됐으나, 시장의 공포심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는 전장보다 9.46% 급등한 68.94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2020년 3월 19일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지수 하단을 지지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도 급격히 약화된 모습이다. 전날 외국인이 5조 원 넘게 매도할 때 개인은 5조 8천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이날은 오전 한때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시총 상위 대장주들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23% 하락한 18만 1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5.54% 내린 88만 7000원을 기록 중이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투자처가 아닌 도박장 같다”며 보유 주식 전량 매도 의사를 밝히는 등 공포감을 드러냈다. 반면 “전쟁 이슈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저점에서 분할 매수하겠다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추가 매수 자금 부족을 호소하거나 급락장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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