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끝난 수험생처럼”…에이스의 멈추지 않는 ‘복습’

전력분석 파트는 든든한 조력자

박세웅 “토종 선발이 강해야 강팀된다”

박세웅 목표는?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다른 선수가 배울 게 정말 많은 선수다. 롯데 ‘안경 에이스’ 박세웅(31)을 정의하는 또 다른 단어가 ‘야구 바보’일 정도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 모두가 휴식을 취할 때, 그는 홀로 호텔 방에서 그날 던진 1구부터 마지막 공까지를 복기하며 스스로와 싸운다.

최근 일부 선수들의 일탈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 그가 보여주는 이 지독한 ‘자기관리’와 ‘학구열’은 거인 군단이 나아가야 할 진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그의 경기 후 루틴은 정평이 나 있다. 등판을 마친 날이면 어김없이 투구 기록표를 펼쳐 든다. 잘된 구종은 왜 통했는지, 실점 상황에서는 어떤 판단이 미흡했는지를 꼼꼼히 점검한다. 프로 13년 차 투수임에도 신인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그는 “잘된 부분은 길게 유지하고 안 된 부분은 빨리 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잊는 과정에서도 반드시 배울 점은 남겨야 한다. 수험생들이 시험 치고 복습하듯, 나 역시 오늘의 투구 내용을 다시 짚고 넘어가며 내일의 등판을 준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러한 에이스의 뒷모습은 팀 전체에 ‘프로 의식’이란 무엇인지 메시지를 던진다.

올시즌 롯데는 1군 전력분석 파트를 신설하며 데이터 야구에 힘을 싣고 있다. 그에게 이들은 든든한 조력자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실제 경기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할 수 있어 만족한다. 전력분석 파트의 도움을 받아 올시즌 더 정교한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복기 과정에 데이터를 녹여내는 주도적인 학습 태도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의 시선은 팀의 반등을 향해 있다. 나균안과 함께 3,4선발을 책임져야 하는 그다. 토종 선발진의 활약이 팀 성적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내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버텨줘야 팀이 시즌 내내 처지지 않고 완주할 수 있다. 지난시즌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더 철저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목표는 늘 그렇듯 ‘에이스의 기본’에 초점을 뒀다. 두 자릿수 승수와 170~180이닝 소화다. 마운드에서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승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다.

최근 롯데는 사생활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팬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한 지금, 그처럼 야구 하나만 생각하는 선수가 팀에 더 많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복습’하는 모습을 따라 하는 선수가 많아진다면, 롯데도 달라지지 않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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