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강원FC 정경호 감독이 ‘차세대 사령탑’ 가능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정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 8경기에서 2승 3무 3패 승점 9를 기록하며 8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8일 호주 멜버른 시티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8위를 사수, 16강 생존 ‘마지노선’을 차지했다.

쾌거로 볼 만하다. 강원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를 밟았다. ACLE에 처음으로 나섰는데 생존했다. 정 감독은 지난해 사령탑에 올랐다. 쉽지 않은 아시아 무대에서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이룬 결과라 의미가 더 크다. 강원은 지난해 K리그1 연봉 순위에서 7위에 자리했다. 선수단 인건비로 93억 원을 썼다. 7위로 16강에 오른 FC서울(153억 원), 9위로 탈락한 울산HD(206억 원)에 비해 구단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심지어 말레이시아 조호르 다룰 탁짐 등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선수당 평균 연봉이 2억을 조금 넘는다. 프로 세계에선 인건비, 즉 돈이 성적을 좌우한다. 강원의 16강 진출이 고무적인 이유다.

정 감독의 행보는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지도자,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을 연상시킨다. 정 감독은 이 감독과 닮은 점이 있다. 밑바닥에서 착실하게 오른 점, 전술 역량, 리더십을 동시에 갖췄다. 이 감독은 2024~2025시즌 광주FC를 ACLE 8강에 올려놓으며 크게 도약했다. 2024년 광주의 인건비는 97억 원이다. 지금의 강원보다 조금 더 썼다.

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강원은 K리그1 5위에 자리했다. 2024년 준우승 이후 최고 성적. 특히 후반기엔 경기 내용, 게임 모델 자체가 돋보였다. 짜임새 있는 빌드업과 조직적인 수비는 이번 ACLE 7~8라운드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골 결정력이 살아나지 않아 두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으나 공격진의 ‘혈’만 뚫리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정 감독은 이제 ‘기적’에 도전한다. 강원은 16강에서 리그 스테이지 1위팀 마치다 젤비아(일본)을 상대한다. 지난 5차전에서 1-3 패배를 안긴 팀이다. 마치다의 선수당 평균 연봉은 약 3억 6000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스쿼드의 무게감에서 마치다가 앞선다. 쉽지 않은 대결이나, 경기가 3월에 열리기에 강원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임할 수 있다. K리그에서 ‘포스트 이정효’로 꼽히는 정 감독이 강원의 8강행을 이끈다면 이 감독과 광주가 그랬던 것처럼 더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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