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거이? 이재원이 당시 느낀 마음은
이재원 “류현진이 워낙 잘하니, 동경했다”
플레잉코치로 새 시작, 선수들에게 강조한 것은?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류)현진이를 거르고 저를 뽑았다는 말, 이젠 웃으며 말할 수 있죠.”
오랜 시간 회자하는 용어가 있다. 이른바 ‘류거이(류현진 거르고 이재원)’다. 지난 2006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인천 연고 구단이었던 SK(현 SSG)가 동산고 류현진(39) 대신 인천고 포수 이재원(38)을 선택하며 생겨난 말이다. 그해 류현진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괴물’의 등장을 알렸을 때, 이재원(38)의 속내는 어떠했을까.
이재원은 18일 구단 공식 채널 ‘이글스TV’를 통해 그동안 가슴 한편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담담히 꺼내놨다. 그는 “냉정히 말해 당시 (류)현진이를 뽑는 게 맞았다. 라이벌 의식이나 자존심 상하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다만 같은 인천 연고 선수로서 함께 야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다”고 회상했다.

데뷔 초 쏟아졌던 비교 섞인 시선에 대해서는 “한 몇 달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류)현진이가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내다보니 격차가 벌어질수록 시기보다는 응원하게 되더라. ‘와, 진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고교 시절 천적이었던 류현진과 프로 첫 맞대결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고등학교 땐 (류)현진이 공을 제법 쳤는데, 프로에서 만나니 헛스윙 세 번에 바로 돌려세우더라. 그때 본 현진이의 체인지업은 진짜 칠 수 없던 공이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올시즌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공식 직함은 ‘플레잉 코치’다. 잔류군 배터리 코치로서 지도자 수업에 전념한다. 2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안방을 지켰던 베테랑 포수로서 이제는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할 계획이다.
그는 후배들을 향해 “한화의 미래는 결국 너희 손에 달려 있다. 우리가 기반을 닦을 테니, 너희가 이 팀을 강팀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전한다고 했다.
그는 또 “포수라는 직업이 가장 고됐지만 그만큼 뜨거운 자리였다. 열 번 실패해도 단 한 번 이겼을 때의 쾌감 때문에 다시 태어나도 선택하고 싶은 매력적인 직업”이라며 안방마님으로서 보낸 세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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