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충돌’ 악재…더 큰 걱정은 부상

끝까지 뛴 김길리, 그리고 남은 상처

김민정 코치 “지켜봐야겠지만 잘 이겨낼 것”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큰일이다. 트랙 위에서는 다시 일어섰지만, 레이스가 끝난 뒤 우려가 현실로 따라왔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현재이자 미래 김길리(22·성남시청)의 몸 상태에 비상이 걸렸다.

김길리는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 선수와 충돌로 넘어졌다. 끝까지 터치를 이어가며 레이스를 완주했지만, 경기 후 확인된 몸 상태는 가볍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김민정 여자 대표팀 코치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김길리의 상태를 묻자 “피가 많이 났다. 손도 부어 있다”며 “팔이 많이 까진 상태다. 얼음에 눌리면서 피가 꽤 많이 났고, 지금 손이 부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바로 메디컬로 가서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선수에 걸려 넘어진 김길리는 팔꿈치가 아닌 팔 전면부를 얼음판에 강하게 긁혔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보다 충격이 컸다는 게 현장의 판단이다.

김 코치는 “내가 봤을 때도 손이 많이 부어 있었다. 일단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걱정했다.

또한 중계 화면에는 김길리가 넘어지며 갈비뼈를 감싸 쥔 장면이 반복해서 잡혔다. 이 역시 우려를 키웠다. 이에 대해 김 코치 “지금은 괜찮다. 다만 오늘은 다친 부위만 크게 느껴지는 거다. 내일이 되면 목이나 다른 데도 아프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믿음은 놓지 않았다. 여자 500m 등 남은 종목 출전 여부에 대해 그는 “(김)길리는 충분히 이겨낼 선수다 언니, 오빠도 계속 ‘괜찮다, 길리야’ 하면서 용기를 주고 있다”며 “잘 이겨낼거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충돌의 순간, 피할 수 없었다. 문제의 장면은 말 그대로 순식간이었다. 미국 선수가 넘어지며 트랙 위로 미끄러져 들어왔고, 김길리는 이를 피할 공간이 없었다. 그대로 충돌. 두 선수는 함께 쓰러졌다.

김길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통 속에서도 일어나 터치를 이어갔고, 한국은 끝까지 레이스를 마쳤다. 그러나 흐름은 끊겼다. 캐나다와 벨기에가 1, 2위로 결선에 올랐고, 한국은 3위로 밀려났다.

경기 직후 대표팀은 항의에 나섰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충돌은 ‘경합 상황’으로 정리됐고, 한국은 파이널B로 향했다. 자신의 부상보다 경기에 대한 억울함 때문일까, 중계화면에 잡힌 그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혼성계주는 한국이 초반 메달을 노린 핵심 종목이었다. 그만큼 충격도 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김길리에게는 개인전과 남은 일정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대표팀의 가장 큰 걱정은 김길리의 몸 상태다. 메디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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