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겨 금메달리스트 향한 비난 확산
‘양성애자’ 글렌 “성소수자 지지”
강성 트럼프 지지자발 온라인 공격
“목소리 내는 일 멈추지 않을 것”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운동선수면 운동만 해라, 정치에 끼어들지 마라.”
미국 대표팀 금메달리스트의 온라인 공간이 잿빛으로 얼룩졌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앰버 글렌(27)이 성소수자 지지 발언 이후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글렌은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피겨 스케이팅 팀 이벤트(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그쳤다.
단체전 금메달은 미국의 몫이었다. 이날 미국은 페어와 여자 싱글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남자 싱글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 5개를 소화한 일리야 말리닌을 앞세워 총점 6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글렌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믿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반발을 겪었다”며 “그저 사람들을 지지했을 뿐이다. 물론 나를 응원해 주는 분들도 있지만, 현재로선 SNS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나는 내가 믿는 가치와 자유와 사랑할 권리를 믿는 모든 미국인을 계속해서 대변할 것”이라고 심정을 내비쳤다. 이번 논란이 경기력과는 무관하다고도 선을 그었다.
양성애자인 글렌은 그동안 미국 내에서 성소수자의 권리와 인식 개선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 올림픽 개막에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소수자 정책과 관련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에게 비난을 퍼부은 건 처음”이라며 “정말 실망스러웠고, 기쁨이 다소 꺾인 것도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운동선수면 운동만 해라, 정치에 끼어들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안다”며 “정치는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인 만큼 침묵하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글렌은 개인 SNS에 그간의 심경도 전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는 미국의 위대한 가치 중 하나”라며 “단순히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무서울 정도의 혐오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 글렌은 일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도 실망스럽다. 당분간 나를 위해 SNS 사용을 자제하겠지만, 내가 진정으로 믿는 가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일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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