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성의 절박함 + 이헌곤의 지도 열정

널뛰기 판자부터 위플볼까지…이헌곤의 ‘창의적 수비 드릴’

여기에 ‘아저씨 배(?)’ 무색한 문규현의 헌신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훈련의 연장이라지만, 그 꿀맛 같은 휴식 시간조차 반납한 이들이 있다. 동료들이 허기를 채우러 식당으로 향할 때, 실내 연습장을 지킨 것은 롯데 외야수 장두성(27)과 이헌곤(46) 수비 코치였다. 이들은 왜 밥을 안 먹고 남아서 연습했을까. ‘남들보다 한 발 더 움직이는’ 지독한 연습량임은 분명하다.

스프링캠프 세 번째 턴에 접어든 롯데 선수단은 현재 체력적으로 한계치에 다다른 상태다. 오전부터 야간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에 코치진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런 와중에 장두성은 이헌곤 코치를 붙잡고 ‘보충 수업’을 요청했다. 올시즌 반드시 주전급 자원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그의 절박함이 이 코치의 마음을 움직였다. 물론 남아서 열심히 훈련한 장두성 역시 박수받아 마땅하다.

두 사람은 약 한 시간 동안 송구 메커니즘부터 포구 동작까지 외야 수비의 기초를 다시 다졌다. 외야가 내야보다 편한 포지션 아니냐는 생각은 오산이다. 현장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이헌곤 코치는 “외야는 가장 외로운 포지션이자 심리적 압박이 극심한 곳이다. 내야수는 공을 흘려도 뒤에 외야수가 있지만, 외야수는 뒤가 없다. 그 한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직결되기에 더욱 정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캠프에서 롯데 수비진의 성장은 이 코치의 창의적인 훈련법이 견인하고 있다. 이 코치는 장두성과의 개별 훈련 외에도 외야수 전체를 대상으로 이색적인 훈련을 도입했다. 바로 ‘널뛰기 판자’를 이용한 바운드 측정 훈련이다.

평평한 땅에서 굴리는 공은 바운드가 일정해 포구 타이밍을 잡기 쉽다. 하지만 판자를 맞고 튀어 오르는 공은 매번 굴절각과 속도가 달라진다. 이 코치는 “공이 튀는 순간의 바운드를 눈으로 인식하고, 떨어지는 지점을 예상해 글러브가 들어가는 타이밍을 계산하는 훈련”이라며 “시각적 인지 능력을 극대화해 실전에서의 불규칙 바운드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위플볼(구멍 뚫린 플라스틱 공)을 이용한 훈련도 눈길을 끈다. 공중에서 공기 저항을 심하게 받는 공을 맨손으로 잡게 해 포지션 감각을 예민하게 자극하는 방식이다. 특히 서너 개의 공을 동시에 던져 콜 플레이를 유도하고, 색깔별로 공을 지정해 잡게 함으로써 외야수 간 충돌 상황에서의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도 병행 중이다.

내야 파트를 책임지는 문규현 코치 역시 선수들만큼이나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문 코치는 ‘핵 어택 주니어’라는 특수 장비를 활용해 내야 펑고를 진두지휘한다. 기계에서 나오는 공은 미묘하게 방향과 회전이 달라져 선수들의 자세 교정과 집중력 향상에 탁월하다.

눈에 띄는 점은 문 코치의 자세였다. 기계 입구가 낮다 보니 문 코치는 훈련 내내 쭈그려 앉아 공을 투입해야 한다. 선수 시절의 날렵함 대신 이제는 제법 ‘아저씨’다운 풍채(?)가 느껴지는 그였지만,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비단 이 코치와 문 코치뿐 아니라, 여러 롯데 코치가 선수단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도전’, 그 속에 롯데 선수단 모두가 하나가 되어 노력하고 있다. 올시즌 롯데가 정말 기대되는 이유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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