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결국 우려했던 ‘빈손’은 현실이 됐다. 그럼에도 K팝의 위상은 굳건하다. K팝은 흥행을 위해 반드시 ‘모셔와야 하는 VIP’다.

2일(한국시간)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로제와 ‘골든’이 본상(제너럴 필즈) 수상에 실패했다. K팝 사상 최초로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으나, 보수적인 그래미의 벽은 높았다.

다행히 ‘골든’이 사전 시상식(Premiere Ceremony)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하며 K팝 최초의 그래미 수상 기록을 남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미는 꾸준한 하락세에 있었다. 미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그래미 어워즈 시청자 수는 2012년 약 399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역대 최저치인 880만 명까지 곤두박질쳤다. 최근 1600만 명대까지 힘겹게 반등했으나,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반토막’ 난 수준이다.

이러한 위기의 배경에는 고질적인 ‘인종 차별’과 ‘보수성’ 논란이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블라인딩 라이츠(Blinding Lights)’의 주인공 위켄드(The Weeknd)를 후보에서 배제해 ‘보이콧’ 사태를 불렀고, 비욘세에게 단 한 번도 ‘올해의 앨범’을 주지 않거나, 방탄소년단을 3년 연속 빈손으로 돌려보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권위가 흔들리고 젊은 시청층이 이탈하는 가운데 그래미가 꺼내든 건 K팝이다. 로제를 오프닝 퍼포머로 세웠고, 캣츠아이와 ‘골든’ 등 K팝 관련 후보들을 대거 지명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유지시켰다. 비록 ‘제너럴 필즈’ 수상은 불발됐지만, 빌보드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하고도 제너럴 필즈에 노미네이트되지 못한 방탄소년단을 염두에 두면 커다란 성장으로 해석된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는 K팝의 위상이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과거 K팝 아티스트들이 그래미 진입을 위해 문을 두드리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그래미가 쇼의 생존과 흥행을 위해 K팝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로제의 화려한 오프닝과 ‘골든’의 장르 부문 수상은 K팝이 더 이상 변방의 장르가 아님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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