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2026시즌 K리그2에 참가하는 ‘신생팀’ 용인FC는 과거 병역 기피 혐의로 처벌받은 전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석현준(35)을 품기까지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
결과적으로 고의로 병역을 피하려고 하지 않은 정황과 더불어 진심 어린 사죄가 용인FC의 결심을 끌어냈다. 석현준의 고향이 용인이고, 팀의 전신 격인 용인축구센터 출신인 것도 한몫했다.
용인은 15일 석현준 영입을 발표, ‘키 190cm의 탄탄한 피지컬은 물론, 빠른 주력과 기술적으로 유연한 플레이가 강점이다. 국가대표와 해외 다수 리그의 경험으로 팀의 중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용인이 석현준과 동행을 두고 고민한다는 건 지난 여름을 기점으로 축구계에 나돌았다.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아약스, 흐로닝언(이상 네덜란드) 마리타무, 나시오날, FC포르투(이상 포르투갈), 트루아, 랭스(이상 프랑스) 등 유럽 주요 클럽에서 활동한 그는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가운데 2019년 해외 체류 허가 기간 내 귀국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2023년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 이후 지난 2월 남양주시민축구단에 입단해 K4리그에서 재기를 노렸다.
아마추어 리그지만 성실하게 몸을 만든 그를 용인이 눈여겨봤다. 다만 병역 논란 이력이 걸림돌이었다. 용인은 석현준이 병역 관련 법적 분쟁 당시 소속팀인 트루아와 주고받은 문서를 상세히 검토했다. 그중 석현준이 트루아 구단과 계약을 해지하고 귀국해 병역 의무를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문서를 확인했다. 다만 트루아는 잔여 계약 기간을 내세우며 거액 위약금과 더불어 국제축구연맹(FIFA) 제소 등을 언급, 석현준을 압박했다.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끌어내려고 했으나 여의찮았다.

물론 석현준이 당시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성적에 따라 병역 혜택을 볼 대회 출전을 염두에 두고 유럽 클럽과 장기 계약을 시행한 건 명백한 실수다. 그는 용인 구단에 이 부분을 언급하며 “사려 깊지 못한 행동과 판단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 구단은 석현준의 이런 진심이 재판 과정에서도 반영됐고, 형 확정 이후 늦게나마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한 점을 토대로 그와 장기간 대화했다. 석현준은 연봉을 구단에 백지 위임하다시피 하면서 고향 팀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용인은 석현준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오랜 해외 경험 등이 신생팀과 후배 선수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여겼다.
다만 이 과정이 석현준의 지난 잘못을 모두 씻는 건 아니다. 프로로 복귀한 만큼 더욱더 큰 책임감을 품어야 한다. 과거 병역 문제와 관련해 실망한 축구인, 팬에게도 명확한 입장도 내놔야 한다. 용인 역시 석현준과 동행이 무리수가 아니라는 점을 다각도로 증명, 유의미한 메시지를 내야 할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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