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최희진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프로보노’ 3회에서 시각장애인 판사 김진오 역으로 특별출연한 최희진은 카리스마와 절제된 연기로 법정 장면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김진오는 선천성 하지 마비를 지닌 소년 김강훈(이천무 분)이 자신을 태어나게 한 웅산종합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재판 판사로 첫 등장했다.
김진오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재배당을 요청한 병원 측 변호사 우명훈(최대훈 분)에게 “재판이라는 게 원래 듣는 거 아니냐”라며 밤을 새워서라도 자료를 다 듣겠다고 했다. 이어 “장애인 판사가 아니라 그냥 판사다. 이 재판도 다른 사건과 다르지 않게 진행할 거다”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판결을 내릴 때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한층 더 냉철한 모습으로 법정을 압도했다. 김진오는 김강훈의 장애가 출산 전 진단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웅산종합병원이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낙태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을 짚어냈다. 그러나 “생명이 없는 상태가 생명보다 나았다는 가정적 판단은 불가능하다. 원고 김강훈의 출생을 손해로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최희진은 소리에 집중하는 미세한 표정 변화와 시선처리, 동작 하나까지 계산된 연기로 시각장애인 판사라는 설정을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표현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저 역시 원고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법정에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저는 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법관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인물이 지닌 공감과 법조인로서의 카리스마가 동시에 드러나며 묵직한 울림을 전했고,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특별출연이라는 한계를 넘어 작품의 중심축을 단단히 받쳐준 배우 최희진. 묵직한 존재감으로 ‘프로보노’ 3회를 의미 있는 회차로 완성시키며 최희진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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