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정다워 기자]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을 마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시상식 중 심판상 수상 차례가 오자 경기장에 모인 관중은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다. 전북 현대, 광주FC 팬 너나 할 것 없이 구호를 외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K-심판’을 향한 신뢰가 얼마나 땅에 떨어져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 경기에서 나온 판정 중 크게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은 별로 없었다. 옐로카드가 13장이나 나오고 광주 이정효 감독을 비롯해 조성권, 전북 현대 이승우까지 총 3명이 퇴장당하는 살벌한 분위기였던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무난한 진행이었다.

그런데 코리아컵 시상식의 필수 순서인 심판상의 주인공들은 박수받지 못했다. 단상에 올라 피치를 빠져나가는 순간까지 오직 야유, 비판의 목소리만 가득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이들도 민망한 순간이었다.

올시즌 K리그 최대 화두는 ‘심판’이다. 심각한 오심을 남발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전북 타노스 코치의 인종차별 논란이 겹치면서 일이 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가 인종차별을 확정, 중징계를 내리자 타노스 코치는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 이어 거스 포옛 감독까지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했다.

이날 전북 서포터는 심판을 비판하는 여러 현수막을 들고나왔다. 전북 입장에서는 올시즌 ‘더블’을 달성한 감독을 졸지에 빼앗길 상황이니 화가 날 만하다. 팬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트로피를 두 개나 들었지만, 지금의 전북은 억울하다.

오심을 떠나 지금 K리그 일부 심판은 ‘정치적 행동’으로 인해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논의의 여지가 필요한 사안을 놓고 인종차별로 확정한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SNS에 글을 올리고 대한축구협회 홍보실 허가 없이 무단으로 인터뷰를 하는 심판의 행보는 축구계는 물론이고 심판계 전체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뢰와 권위를 스스로 잃어버리는 모습이다.

행사를 준비한 협회 관계자 사이에서도 다음 대회 시상식에서는 심판상을 빼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 민심이 ‘나락’으로 떨어진 만큼 신뢰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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